[테니스]페더러 윔블던 첫 제패

  • 입력 2003년 7월 7일 01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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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의 사나이’ 로저 페더러(22)가 스위스 남자 선수로는 사상 최초의 메이저 챔피언에 올랐다.

6일 밤 영국 런던 인근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시즌 3번째 메이저테니스대회 윔블던 남자단식 결승. 세계 5위 페더러는 강력한 서브와 스트로크를 앞세워 세계 48위의 ‘빅서버’ 마크 필리포시스(호주)를 3-0(7-6, 6-2, 7-6)으로 눌렀다.

페더러는 이로써 메이저대회 도전 17번째 만에 처음으로 그랜드슬램대회 타이틀을 차지하며 57만5000파운드(약 11억3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98년 윔블던 주니어 챔피언 출신의 페더러는 2001년 당시 윔블던에서 31연승 행진을 달리던 최강 피트 샘프러스(미국)를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했던 주인공. 이 대회를 포함해 올 시즌 잔디코트 대회에서 12연승을 달린 그는 시즌 5번째 우승컵을 안으며 최고 전성기를 맞았다.

3차례 무릎 수술 끝에 재기에 성공하며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노렸던 필리포시스는 발리와 리턴에서 약점을 노출해 아쉽게 98년 US오픈에 이은 두 번째 메이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여자단식에선 톱시드의 세레나 윌리엄스(22·미국)가 한 살 터울의 언니 비너스(4번 시드)에게 2시간3분 만에 2-1(4-6, 6-4, 6-2)로 역전승해 2년 연속 우승했다.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벌써 메이저 통산 6번째 우승컵을 안으며 우승 상금 53만5000파운드(약 10억5000만원)를 챙겼다.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세레나에게 통산 5연속 패하며 준우승에 머문 비너스는 이날 복통에 시달린 데다 통증이 심한 왼쪽 허벅지에는 붕대를 감고 출전해야 했다. 강한 정신력으로 세트스코어 1-1까지 버텼으나 3세트 들어 복통으로 10분 동안 라커룸으로 돌아가 응급조치를 받았다. 윔블던 결승 사상 첫 기권패의 가능성마저 점쳐진 가운데 간신히 코트에 돌아왔으나 제대로 서있기도 힘든 상황에서 세레나와 맞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비록 패했어도 비너스는 카메라를 꺼내 동생의 사진을 찍어주며 마치 자신이 우승이라도 한 듯 기뻐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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