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市 예산집행 '주먹구구'

  • 입력 2003년 6월 19일 21시 25분


코멘트
인천시가 송도신도시에서 매립공사를 진행하면서 환경부의 지침을 어기고 ‘철강 슬래그’를 배수층 재료로 사용해 토양이 중금속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또 인천시 시설관리공단이 관람객을 위해 조성한 인천종합문예회관 주차장을 인근 백화점 고객에게 유료 개방하면서 주차요금을 제대로 징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시의회 결산검사위원회는 19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모두 19건의 지적 사항이 담긴 결산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산검사 결과에 따르면 인천시 도시개발본부는 지난해 8월 송도신도시 2공구 1호공원 예정지에서 갯벌을 매립한 뒤 염분을 차단하는 배수층 재료로 철강 슬래그를 사용할 수 있도록 시공사인 J사에 승인했다.

결산검사위는 “철강 슬래그에서는 유기인, 트리클로르에틸렌 등 유해 중금속 성분이 나오기 때문에 ‘고로 슬래그’(석재 일종)를 배수층 재료로 사용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시공사가 제출한 모 대학 연구보고서만 믿고 철강 슬래그를 사용하도록 해 시공사에 14억원 가량의 비용 절감 혜택을 주었다”고 지적했다.

도시개발본부는 또 송도신도시 내 빗물을 흘려보내는 우수관 시공에 신기술을 장려한다는 명목으로 수의계약을 통해 특정업체에 80억원 상당의 공사를 맡겼다.

결산검사위는 “유사 제품과 비슷한 기술력으로 시공됐음에도 공사단가는 20% 이상 비싸고 경쟁 입찰을 하지 않아 예산을 낭비했다”고 밝혔다.

인천시 시설관리공단은 828면 규모의 인천종합문예회관 주차장을 인근 L, S백화점 고객에게 개방하면서 주차요금을 시간제 대신 쿠폰제로 징수하는 바람에 연간 500여만원을 적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인천시가 △청라광역생활폐기물소각장을 S사에 위탁 운영하면서 아무런 검증 없이 약품비 인건비 등으로 연간 59억1700만원을 지출했고 △연간 1000건의 유통식품을 조사하면서 수거 예산을 450만원만 책정해 조사가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결산검사 대표위원인 강석봉 의원은 “검사 결과를 해당 기관에 통보한 뒤 본회의 심의를 거쳐 정밀 감사 또는 수사기관 고발 등의 후속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