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제왕절개의 나라’ 10명중 4명… 선진국의 2배

  • 입력 2003년 6월 12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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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4분기(10∼12월)에 국내에서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은 산모가 5명 중 2명꼴로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해 4·4분기 제왕절개 분만율이 39.6%로 2002년 한 해의 40.5%보다 0.9%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다고 12일 밝혔다.

제왕절개 분만율은 1998년 39.9%를 기록한 이후 계속 4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국내 제왕절개 분만율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치인 10∼15%와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의 20%와 비교할 때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내 제왕절개 분만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은 산부인과 의사들이 자연분만을 유도하다 산모나 태아에게 이상이 생길 경우 뒤따르는 소송과 환자 감소 등을 우려해 ‘방어 수술’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심평원은 분석했다.

또 적지 않은 산모가 자연분만 후 생기는 체형 변화 등을 싫어해 자발적으로 제왕절개를 요청하기도 한다는 것.

특히 첫 아이를 제왕절개로 낳는 산모의 비율이 56.2%나 되며 제왕절개 경험이 있는 산모가 이후 자연분만을 한 비율은 3.2%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심평원은 “첫 아이를 낳을 때 제왕절개를 하면 다음 번 아이를 출산할 때도 제왕절개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초회 제왕절개를 자제하도록 병의원별 분만율을 비교 분석한 자료를 각 병의원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심평원은 또 지난해 4·4분기 분석 결과를 대한산부인과학회에 통보해 의사들의 수술 자제를 유도하는 한편 평균 제왕절개 분만율을 넘는 395곳의 병의원에는 개별 통보해 경각심을 갖도록 조치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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