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총리 "촛불시위 반미화 안돼" 담화 예정

  • 입력 2003년 6월 10일 15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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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高建) 국무총리는 여중생 사망사건 1주기를 맞아 13일 전국에서 열릴 대규모 촛불시위가 반미 운동으로 번지는 것은 국가이익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12일 오후 발표한다.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촛불시위 자체는 국민의 기본권이란 측면에서 존중해야 하지만, 시위가 본래의 취지와 달리 자칫 과격한 반미운동으로 쏠려선 곤란하다는 총리의 메시지가 담화에 담길 것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별 담화는 반미시위가 국가의 운명을 건 북한핵 해결이란 중대한 과제해결을 앞두고 한미공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미국 일본 중국 등 이해당사국에게 정부의 생각을 전달하는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고 총리가 이례적으로 시위의 성격을 둘러싼 정부의 시각을 담화 형식으로 발표하게 된 것은 지난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윤영관(尹永寬) 외교부장관 등이 "정부차원의 담화발표가 절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총리는 이달 6일 강원룡(姜元龍) 목사 등 사회원로 13명을 공관으로 초대한 자리에서 촛불시위와 관련해 "순수한 행사가 일부에 의해 반미에 이용되는 것은 유감스럽다. 집회 참가자의 대다수가 반미와 상관없다는 것을 외교적으로 (외국 정부에) 알릴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들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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