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말이지만 이스라엘에서는 더욱 각별한 의미가 담긴 말이다.
이스라엘 교육부에서 아랍과 유대계 학생의 교류를 담당하는 함단 패리드는 서울에서 환경 연수를 온 교사들에게 특히 이 점을 부각시키려 했다.
“새에게는 인간세계처럼 국경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유대계 학생과 아랍계 학생이 새의 이동에 관한 주제를 놓고 함께 토론하고 학습하면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내부는 종교인이냐 비종교인이냐, 어디에서 이민을 왔느냐, 그 나라에서 어떤 교육을 받았느냐 등으로 갈래갈래 분열돼 있다. 갈등의 핵심은 팔레스타인계와 유대계의 갈등이다. 전체 650만 인구 중 20%가 아랍인이다.
이스라엘 교육부는 요컨대 환경이라는 다소 ‘비정치적인 주제’를 통해 ‘정치적 문제’를 조금이나마 해결해 보자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실제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사이에 있는 소도시 로드의 하브님 초중등학교에서는 유대계와 팔레스타인계 양측 학생을 섞어 멸종위기에 있는 새 연구를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예루살렘 한복판 국회의사당 근처의 ‘버드 센터’를 방문했다. 연구원은 겨우 3명. 번듯한 사무실도 없었다. 하지만 여러 종류의 새가 평화로이 지저귀고 먹이를 찾아다니는 모습을 보며 ‘사막의 오아시스’라는 느낌이 들었다. 새들이 놀라지 않게 눈만 내어놓고 관찰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버드 센터 연구원 아미르 발라반는 “유대인이건 아랍인이건 이 곳에 와서 새들을 보면 느끼는 점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인 아브다트 공원내 협곡. 척박한 사막의 한가운데에서도 독수리를 비롯해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 등 여러 종류의 새들이 하늘을 날고 있었다.
<예루살렘〓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