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告]공지영作「봉순이 언니」1일부터 연재

  • 입력 1998년 4월 30일 20시 08분


동아일보사는 5월1일부터 인기작가 공지영씨의 ‘봉순이 언니’를 연재합니다.

새 소설 ‘봉순이 언니’는 지난날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60년대 대도시 어디서나 볼 수 있던 남의집살이 소녀. 한그릇의 따뜻한 밥을 얻기 위해 열살도 채 안 된 어린 나이에 애보기와 집안일로 고사리 같은 손이 부르텄던 ‘식모언니’. 그들은 그뒤 숨가쁘게 발전하는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살았는지요.

이름만 좋은 수양딸에서 천덕꾸러기 식모로 전락해 타향땅 이곳저곳을 부초처럼 떠돌아야 했던 그들의 인생유전을 작가 공지영씨가 반성의 마음으로 더듬어 갑니다.

‘봉순이 언니’의 삽화는 스카프 연작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의 자유를 포착해 온 서양화가 오명희씨(수원대교수)가 맡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성원을 바랍니다.

▼ 작가의 말 ▼

어려운 시대다. 그러나 익숙하다고 여겼던 많은 것들, 당연하게 누려오던 이런저런 혜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것도 이런 시대 덕분이다.

그간 우리 모두는 성장의 속도에 취해 있었던 것은 아닌지.

그 속도의 쾌감에 빠져 이미 오래전 돌아보아야 했던 것들을 못본 척 그냥 지나쳐 온 것은 아닌지. ‘봉순이 언니’는 내 어린 시절의 소묘다. 그 소묘를 통해 나는 이 땅의 무수한 봉순이 언니들의 삶을, 그들이 짊어지거나 견뎌야 했던 가팔랐던 시대상을 증언하고 싶다.

▼ 화가의 말 ▼

‘봉순이 언니’원고를 작가로부터 받아들고는 몹시 가슴이 뛰었다. 60년대 서울에서 자란 내게 봉순이 언니는 너무나도 낯익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초년박복을 뜻하는 좁은 이마, 뭉툭한 코와 뻣뻣한 머리카락. 한결같이 신고 다니던 검정고무신.

그 시절 그녀들의 모습, 그녀들이 살던 지붕 밑을 모든 기억을 더듬어 사실적으로 그려낼 것이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