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홍원기의 끝내기 안타와 홈런 등 승운이 따랐다. OB는 기대했던 막강 타선이 불발하면서 연패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그러나 이것은 팬들도 알 수 있는 일반적 현상일 뿐이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두 팀엔 커다란 차이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한화와 OB는 선수들의 팀플레이에 대한 인식도와 집념에서 차이를 보였다. 한화는 좌중간과 우중간의 펜스거리가 짧은 청주구장의 덕을 보면서 홈런으로 승리를 낚았다. 그러나 장타만으로 연승을 한 것은 아니다.
지난주 LG와 삼성에 초반 제법 큰 점수차가 났음에도 거푸 역전승을 거둔 것을 보면 지난해와는 근성이 달라졌음이 분명하다. 지난 몇년간 한화 야구가 얼마나 미지근했는지를 생각하면 올해 팀분위기는 확실히 변모됐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비하면 잠실 곰들은 희생정신이 결여된 채 스스로 최고의 팀이란 주위 평가에 도취돼 있는 것처럼 보여 안타깝다.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타선의 응집력 부족, 상황과 동떨어진 큰 스윙, 집중력이 부족한 수비가 보이면서 서서히 늪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팀당 1백26경기를 치르는 대장정에서 겨우 7,8경기의 내용을 토대로 해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이르다. 그래도 올바른 진단을 내려 문제를 수습하는 팀과 그렇지 못한 팀은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 나는 것이 장기 레이스의 특성이다.
허구연〈야구해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