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인]日 교세라그룹 이나모리 명예회장

  • 입력 1998년 4월 7일 20시 03분


일본 교(京)세라그룹 이나모리 가즈오(稻盛和夫·66)명예회장은 항상 화제를 몰고 다닌다.

기업의 활기와 구성원의 마음을 중시하는 독특한 경영철학인 ‘아메바(단세포 원생동물) 경영’으로 교세라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워낸 그는 일본에서 ‘전후(戰後)를 대표하는 기업인’으로 불린다.

평소 “65세가 되면 경영에서 은퇴해 불문(佛門)에 귀의하겠다”고 말해 왔던 그는 작년 말 약속대로 삭발하고 출가했다가 올해초 “일본의 불황극복에 힘을 쏟아야겠다”며 환속해 또한번 화제에 올랐다.

그런 그가 최근 터진 대장성 부패사건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부패사건에 연루된 대장성 관료를 지난해 영입했던 것이 탈이었다. 그는 탈세 및 과잉접대를 받은 의혹으로 95년 관직에서 물러난 나카지마 요시오(中島義雄) 전대장성 주계국(예산실)차장을 지난해 자신의 회사 임원으로 영입했다.

교세라의 나카지마 영입은 올들어 대장성 및 일본은행 유착스캔들이 터지면서 새삼스럽게 부각됐다.

사회적 분위기에 당황한 이나모리는 각 언론사에 해명서를 보내 “나카지마를 최고경영진까지 승진시킬 생각은 없지만 인생을 재출발할 기회를 줘도 괜찮지 않느냐”며 “영입과 관련해 정치가나 대장성의 부탁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나모리명예회장의 도덕성은 이미 상처를 입었다는 평이다.

27세때 교세라를 설립해 아폴로우주선에 제품을 사용하는 초우량기업으로 키워낸 그는 일본에서 마쓰시타전기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와 함께 ‘경영의 신’으로 불렸다.

〈도쿄〓권순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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