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갤러리]『전시정보서 이론까지』 예술동향 한눈에

  • 입력 1997년 7월 2일 07시 53분


뉴욕 화랑밀집구역 소호의 「엑시트 아트」에서 5일까지 열리고 있는 「한국작가 10인전」. 「호랑이의 눈」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곳에 들어서면 50개의 투명한 상자속에 담겨진 두상들이 눈길을 끈다. 제각기 독특하고도 섬뜩한 표정으로, 전기장치 때문에 일그러지고 벽면에 얼굴을 짓눌러대는 모습으로 현대인의 내면심리를 표현한 임영선씨(38)의 작품 「풍요로운 나라」. 임씨를 비롯, 실험성이 돋보이는 국내작가 10명의 작품을 모은 이 행사에 연일 관객이 몰리고 있다. 뉴욕에서 활동중인 큐레이터 김유연씨가 기획한 전시회로 뉴욕타임스의 호평 속에 미술품 애호가들이 서로 작품을 사겠다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국내팬들은 내년 1월말이나 돼야 서울 일민미술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같은 시공의 거리를 초월한 문화공간이 바로 「사이버 갤러리」다. 「벽 없는 전시공간」일 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최신 예술계동향을 한눈에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사이버 갤러리의 강점. 이 가운데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화랑으로 「플렉서스」(http://www.plexus.org)가 있다. 「한국작가 10인전」을 기획한 김유연씨가 주도해 지난 94년말 만든 사이트로 뉴욕 베를린 도쿄 베이징 등에서 활동중인 미술가 미학이론가 비평가 등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뉴욕타임스에서 우수 인터넷 화랑으로 추천받을 만큼 유명한 사이트. 「플렉서스」의 특징은 최신 전시 정보는 물론 깊이있는 예술이론까지 폭넓게 제공하고 있는 것. 특히 8명의 전문가가 중개자(Moderator)를 맡아 미술은 물론 시문학 철학 등 문화전반에 걸쳐 24시간 국제포럼을 개최하는 「칠판」(초크보드)방은 가상 미술대학 역할을 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또 「뉴 업저베이션」 「리뷰」 등 예술잡지와 프랑스의 철학이론잡지 「라카니안 잉크」의 최신정보를 담은 「자인」방, 쌍방향성과 실험성이 돋보이는 디지털 예술(음악 및 가상예술)작품들을 동영상(動影像)과 함께 소개한 「아트랩」 등이 세계 미술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플렉서스를 이끌고 있는 김유연씨는 뉴욕의 주요 인터넷화랑 15개와 함께 만든 「디지털문화를 위한 재단」의 회장까지 맡아 2년째 사이버 소호축제를 여는 등 활동폭을 넓히고 있다. 그는 『플렉서스라는 단어 그대로 정보「망」을 끝없이 「잇는」 일이 우리 역할』이라며 『특히 안방속의 우리 작가들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일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욕〓김경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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