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신승하/21세기로 떠오르는 중국

  • 입력 1997년 7월 1일 20시 11분


불꽃놀이와 중국 홍콩인들의 환호속에 홍콩은 1일 0시를 기해 1백55년만에 영국식민지에서 중국으로 되돌아갔다. 제1, 2차 세계대전으로 대부분의 식민지나 빼앗겼던 땅은 독립되거나 회수됐지만 홍콩은 예외였다. 이는 홍콩이 갖고 있는 특수한 상황과 그 대상이 영국이었다는 것 이외에도 중국내부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 中중심 세계질서 재편 야망 ▼ 중국은 청조가 타도되는 신해혁명에 의해 중화민국이 수립되고 다시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됐지만 국내사정으로 떳떳하고 강력하게 홍콩반환을 요구하지 못했다. 때문에 중국은 식민지의 부끄러운 흔적을 그대로 남겨둘 수밖에 없었다. 중국이 홍콩을 힘의 논리가 아닌 협상에 의해 평화적으로 되돌려 받게 된 점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홍콩을 「동양의 진주」라고도 하지만 영국은 마치 진주처럼 곱게 키운 딸을 시집보내는 서운한 심정으로 돌려주었고 중국은 부잣집에 장가가는 뿌듯한 심정으로 돌려받았다. 중국의 홍콩 주권회복은 특히 동방의 세기가 될 것이라는 21세기의 시작을 얼마 앞둔 시기에 이뤄져 중국에 자긍심을 갖도록 하는 한 계기가 될 것이다. 홍콩을 떼어줘야 했던 시대가 구중국의 몰락시기라면 되돌려받는 오늘은 중국이 급성장하기 시작한 시기라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계기로 중국은 다시 새로운 중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꿈꿀 수 있게 됐다. 19세기의 폐쇄된 중국 중심이 아니라 21세기의 개방된, 세계화된 중국 중심으로서 말이다. 물론 중국으로서는 홍콩의 반환으로 제국주의 침략의 잔재가 모두 해소된 것은 아니다. 오는 99년말 돌려받기로 한 마카오 이외에 아직도 러시아에 넘겨줬던 많은 땅들이 남아있다. ▼ 홍콩안정 대만문제 시금석 ▼ 한편 홍콩의 중국사람에게는 중국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즐겁고 기쁘게 받아들이지 않는 반민족적, 예외적 현상도 있다. 비록 중국이 50년동안 현재의 경제체제를 보장한다고 했지만 사회주의 정치로의 변화는 갖가지 제한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영국식이 아닌 중국식의 관료의식과 행정은 홍콩에서 교육받고 성장한 세대에게는 이해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중국체제를 이미 경험한 나이든 세대는 그 관행을 잘 알고 있기에 불안이 앞서는 것이다. 때문에 향후 홍콩의 지속적인 발전과 정치적 안정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중국이 천명한 일국양제의 의미를 재인식시킬 것이며 이는 중국의 대만문제해결에도 하나의 시금석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신승하<고려대교수·중국근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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