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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노동법을 말한다]『산업현장,정치문제 오염 안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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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노동법을 말한다]『산업현장,정치문제 오염 안돼야』

입력 1997-03-12 11:54수정 2009-09-27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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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상근부회장 조남홍씨

<대담=홍권희 경제부차장>

국회의 노동법 재개정안 통과로 새로운 노사관계에 대비하기 위한 재계

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해 4월 대통령직속기구로 노사관계개혁위원회

가 출범한 이래 노동법개정 과정에서 때로는 항의로, 때로는 설득으로 재

계의 입장을 외쳐 왔다. 법개정이 채 마무리되지 않았던 지난달에는 15년

간 경총회장을 맡아왔던 李東燦(이동찬)코오롱그룹회장이 사퇴하고 金昌

星(김창성)전방회장으로 회장이 바뀌기도 했다.

▼ 법 지키는 상급단체라면 제3,4노총도 문제 안돼 ▼

지난 94년부터 경총에서 상근부회장직을 맡아 노동법개정 과정에서 실

질적으로 재계를 대변하는 작업을 진두지휘한 趙南弘(조남홍·62)부회장

은 노동법이 통과된 10일 회장단회의에 이어 11일 오전부터 30대그룹 노

무담당임원회의를 주재하는 등 법개정 이후 재계의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

―노개위 출범 이후 만1년만에 노동법이 개정됐는데 재계의 입장을 대

변해온 사령탑으로서 개정법에 대한 총평을 하자면 어떻습니까.

『60평생 동안 지난 1년 만큼 바쁜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법

개정에서 정리해고 등 일부조항의 시행을 유예하는 등 지난해말 통과된

법안보다는 미흡한 점이 많지만 전체적으로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해 기업

의 경쟁력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또 무노동무임금이나

노조전임자임금 지급금지원칙이 명문화됨으로써 그동안 노조측의 강한 주

장과 요구에 밀렸던 사용자들이 대등한 교섭력을 갖게 된 점도 높이 평가

할 만합니다. 다만 5년간 유예된 노조전임자임금지급금지 조항에 「노사

협의에 따른 연차적인 삭감」 등이 규정돼 있는 등 법안내용에 애매한 조

항이 더러 있습니다. 그래서 단체협약 등에 이것들을 반영할 때 노사간에

해석상 분쟁을 빚을 소지가 있습니다』

―재계는 그동안 복수노조허용으로 민주노총이 합법화하면 산업현장에

과격한 노동운동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해 왔는데 기존 한국노총과 함께

양 노총 시대를 맞게 된 경총의 전략은 무엇입니까.

『요즘에는 근로자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졌고 경제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무모한 행동을 하는 상급단체는 지지를 받지

못할 것입니다. 민주노총도 이같은 분위기를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노사관계에 대해서는 비관하지 않습니다. 법질서를 지키는 상

급단체라면 민주노총뿐만 아니라 제3, 제4의 노총이 생기더라도 노사관계

에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를 따지거나 임금 후생복지 향상을 위해 합법적

인 쟁의행위를 한다면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다만 법질서를 무시하는

과격한 노동운동이나 자유시장경제 체제라는 대원칙에 도전하는 노동운동

세력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법대로 대응해 간다는 게 재계가 이번에 설정

한 대원칙입니다』

―「자유시장경제체제에 도전하는 세력」이란 누군가를 염두에 둔 지적

인가요.

『노동계 전반에 대해 하고 싶은 말입니다. 요즘 노동계에서 벌이는 행

사를 보면 국기에 대한 경례나 애국가 제창 등이 생략돼 있습니다. 그러

나 국가나 체제는 노사관계에 우선하는 대원칙입니다. 이런 근본 원칙에

는 동의한 다음에 임금협상이든 쟁의행위든 존재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민주노총이 아무래도 경제조합주의적인 한국노총보다는 정치성향

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산업현장을 정치문제로 혼탁하게 하

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재계의 바람을 밝힌 것입니다』

―개정노동법에서는 2년간 유예됐습니다만 노동계의 큰 반발을 샀던 정

리해고제에 대해 재계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습니까.

『법개정 과정에서는 「정리해고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만 논의의 초

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이는 잘못된 관점입니다. 정리해고가 불가피한 한

계기업들은 이번 개정법에 정리해고조항이 빠졌더라도 정리해고를 할 것

입니다. 판례를 근거로 한 것이지요. 반대로 정리해고가 당장 실시된다

해도 정리해고가 필요없는 기업은 비싼 비용을 치르고 숙련시킨 근로자들

을 함부로 해고하는 짓은 저지르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정리해고가 당장

실시되든 유예되든 정리해고 숫자나 실업률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

는 얘기입니다. 그렇다면 「정리해고를 하느냐 마느냐」보다도 정리해고

시 실업자 재교육 및 재배치 등의 재취업을 위한 제도와 실업수당 등 사

회보장제도를 확충하는 방향으로 법개정을 하는 것이 생산적이었을 것입

니다』

―판례를 통한 정리해고가 가능하다면 근로자들이 극력반대하는 정리해

고제를 굳이 도입할 필요가 있나요.

『우리나라는 판례를 통해 정리해고가 정당화된 기간이 일천해 아직 정

리해고 때 실제로 판례를 적용한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해고

문제를 두고 노사가 심한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개정법이 규정한 정리해

고조항도 판례와 동일합니다. 결국 애써 이 조항을 성문화한 것은 사람들

이 잘 알지 못하는 판례보다는 법률을 통해 기업과 근로자에게 정리해고

의 요건과 적용범위 등을 명확하게 알릴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단체협상에서 노동계는 정리해고 변형근로제 등의 조항을 협약

안에 반영하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는데 경영계의 대책은 무엇입니까.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노동계가 정리해고 등 일부 조항에 대해 「

노사 합의를 거쳐 실시한다」는 내용의 협약안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습

니다. 경총에서도 단체협상 교섭지침을 산하 4천여개 사업장에 내려보내

이같은 노조측의 요구를 차단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올해 사용자측이 제시할 임금가이드라인은 어느 수준입니까.

『경제형편이 어렵다는 점에 대해서는 노동계에서도 부인하지 않고 있

습니다. 경총도 올해는 인상률 산정방식을 바꿔 임금인상을 최대한 억제

하자는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생각입니다. 국민경제 생산성증가를 고려한

기존 산정방식에 따르면 6.3%의 인상률이 산출됩니다. 그러나 올해는 산

정방식을 다양하게 검토해 어려운 경제상황을 반영할 것입니다. 동결이나

최소폭의 인상률이 고려되고 있으며 구체적인 안은 이달말 제시할 계획

입니다』

―법개정에 따른 시행령제정에 꼭 반영하고 싶은 재계의 의견이 있습니

까.

▼ 정리해고 시행여부보다 실업자 대책 더 중요 ▼

『5년간 유예된 노조전임자임금지급 금지와 관련, 통과법안에는 연차적

으로 줄여나갈 임금으로 노조재정자립에 충당한다고 돼 있는데 구체적인

방법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또 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해 일하는 연

구개발직 디자이너 등 재량근로자에 대한 정의, 금지되는 쟁의행위장소의

범위 등 법조항에 애매하게 규정된 부분이 시행령을 통해 명확히 드러나

야 불필요한 노사분쟁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이번 개정법의 내용이 장기적으로 21세기를 위한 바람직한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경총이 노개위에서 줄기차게 요구했던 휴가제도 여

성근로자관련제도 임금체계문제 파견근로제 등은 모두 2차개혁과제로 넘

어가지 않았습니까. 장기적으로 이런 문제들도 모두 노동법에 포함시켜

명실상부하게 국제수준에 부합하는 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노동법개정으로 합법화된 민주노총의 權永吉(권영길)위원장과 김경총

회장의 첫대면이 언제쯤 이뤄질까요.

『김회장도 취임사에서 빠른 시일내에 노동계 대표들을 만나 의견을 교

환하겠다고 밝힌 만큼 시행령제정 등 노동법개정이 완료되는대로 가능한

한 빨리 만남을 주선할 계획입니다』

〈정리〓李鎔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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