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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학생 『9시간45분 점자와 싸우는 修能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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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학생 『9시간45분 점자와 싸우는 修能겁난다』

입력 1996-10-23 21:00수정 2009-09-2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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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교시 중간부터 왼손 검지 손가락이 아파오면서 손이 부들부들 떨려요. 가장 자 신있는 4교시 외국어영역 시험을 볼 때는 문제를 제대로 읽을 수 없을 정도니까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20여일 앞둔 요즘 시각장애 고3년생들은 남모르는 걱정이 많 다. 대학입시가 수능시험으로 바뀐 뒤 지문이 월등히 길어지고 보기가 4개에서 5개 로 늘어나면서 글자 한자 한자씩을 손끝으로 읽어내려가야 하는 시각장애자들로서는 전보다 시험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수능시험은 지난해보다 30문항이 많아지고 시험시간도 길어져 일반학 생들이 문제 푸는 시간의 1.5배가 주어지는 시각장애학생들은 쉬는 시간을 빼고 꼬 박 9시간 45분동안이나 시험지에 매달려야 한다. 서울소재 대학의 특수교육과 진학 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는 金賢雅양(17·서울 종로구 신교동 서울맹학교)은 『5∼6장 의 시험지를 점자로 옮기면 A4용지로 1백장이 넘는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모의고사를 몇 번 치러 봤지만 항상 지문이 긴 언어영역이나 수리탐구 Ⅱ영역 10문제 가량은 손도 못댄다』고 말했다. 대학 2학년 때 건강이 악화되면서 갑자기 시력을 잃어 올해 대입에 다시 도전하는 李昇哲씨(24)는 『시각장애인은 문제를 전체적으로 한번 훑어 보고 풀 수가 없기 때문에 「쉬운 문제를 먼저 푼다」는 식의 시간안배를 할 수 없다』며 『문제 중 「 밑줄 친 부분」을 지문에서 다시 찾으려면 시험지 몇 장을 넘기며 한참을 더듬어야 한다』며 시각장애 수험생이 된 뒤 느끼는 어려움을 털어놨다. 점자로 된 변변한 참고서 하나 없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는 이들의 사정을 안타깝게 여긴 서울맹학교 교사들은 지난 9월 입시관계기관 에 「언어와 수리탐구Ⅱ영역만이라도 문제를 녹음한 테이프를 점자문제지와 함께 제 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점자학습을 소홀히 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맹학교에서 점자를 읽는 속도가 가장 빠른 편이라는 閔淑喜양(18)은 『적어도 내 기준으로 볼 때 시험을 치면서 겪는 어려움은 「상대적으로 극복되는 것」이 아 니라 「절대적인 한계」』라며 『만약 문제를 들으면서 풀면 시간도 절약되고 피로 도 덜 느껴 힘들게 공부하며 갈고 닦은 실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것 같다』고 말했다. <夫亨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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