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않을게”…세월호 영정, 1797일 만에 고단했던 천막생활 마치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17일 14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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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분향소 철거 앞두고 이안식 진행
희생자 영정사진 일단 서울시 서고 보관
분향소자리엔 '기억·안전 전시공간' 조성

2014년부터 설치된 서울 광화문 광장의 세월호 천막 내 희생자 영정을 옮기는 이안식이 17일 진행됐다. 서울시는 오는 18일 세월호 천막을 철거하고 현 분향소 자리에 ‘기억·안전 전시공간’을 조성해 다음달 12일 공개할 예정이다.

17일 세월호 관련 단체 등에 따르면 유족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광화문 광장의 세월호 천막 내에 존치된 희생자 영정을 옮기는 ‘이안식’을 진행했다. 오는 18일 예정된 세월호 천막 철거에 앞서 영정을 우선 옮기는 절차다.

이날 이안식은 2014년 7월 세월호 천막이 처음 설치된 이후 약 4년8개월 만, 일수로는 1797일 만에 이뤄지는 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노란색 패딩, 자켓 등을 입고 시간에 맞춰 이곳을 찾았다. 이안식을 보기 위해 현장을 찾은 시민들도 곳곳에 모습을 보였다.

이날 이안식은 묵념을 시작으로 불교, 천주교, 기독교 순으로 진행되는 종교의식, 진혼(鎭魂)식 등으로 진행됐다.
불교에서는 명진스님이, 기독교에서는 홍요한 목사, 천주교에서는 서영섭 신부가 나와 종교의식을 이행했다. 이후 이어진 진혼식에서는 박래군 416연대 공동대표와 장훈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 나와 추모낭독 등을 진행했다.

장 위원장은 “우리는 이곳에서 단식을 했고 삭발을 했고 물대포와 싸웠다. 이곳에서 함께 싸워주신 시민 여러분 감사하다”면서 “사랑한다 아들 딸들아, 우리를 잊지 않은 분들에게 인사하고 떠나자”라고 말했다.

이후 이어진 영정 이안식은 사회자가 고인의 이름을 호명하면 유가족이 한명씩 나와 영정사진을 받는 식으로 진행됐다. 담담하게 영정사진을 받는 유가족도 있었지만 일부 유가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영정 사진을 받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한쪽에 준비된 흰색 테이블로 이동해 영정사진을 흰색 손수건으로 한 번 닦은 뒤 준비된 검은색 상자 안에 영정 사진을 넣었다.

약 300개의 영정은 일단 서울시청 신청사 지하 서고에 임시 보관된다. 유가족들은 영정을 어디로 옮길지 아직 정하지 못했다.
이후 유가족 대표와 시청공무원 등은 함께 버스를 타고 12시10분께 서울시청에 도착해 영정 사진 등을 보관했다.

철거 후 새롭게 조성되는 세월호 추모 공간인 ‘기억·안전 전시공간’은 현 분향소 위치에 목조형태의 면적 79.98㎡ 규모로 조성된다.

서울시는 추모 공간에 대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할 수 있고, 동시에 시민의 안전의식을 함양하는 상징적인 장소로 조성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공간과 콘텐츠는 세월호 기억·사회적 재난에 대한 시민 안전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체험과 시민참여형 전시공간으로 구성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세월호 참사 당시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의 모습을 ‘그날의 기억·기억을 담은 오늘·내일의 약속’이라는 주제의 메시지로 전달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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