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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DT 울고 가는 수구훈련… ‘아티스틱’은 한번에 75m 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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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DT 울고 가는 수구훈련… ‘아티스틱’은 한번에 75m 잠영

광주=이헌재 기자 , 김배중 기자 입력 2019-07-20 03:00수정 2019-07-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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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세계수영선수권 이색 종목의 비밀
‘물 위의 럭비’라고 불리는 수구는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치러지는 6개 종목 가운데 가장 격한 종목이다. 물속에서 격한 몸싸움이 벌어지는 만큼 수구 선수들에게는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이 필수다.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16일 광주 남부대 수구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러시아의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여자 수구 조별리그 2차전. 한국 대표팀의 경다슬은 0-27로 뒤진 4쿼터에 대한민국 수구 역사에 남을 첫 골을 성공시켰다. 사상 처음 결성된 한국 여자 수구가 팀 결성 40여 일 만에 국제대회에서 기록한 득점이었다. 이 골 덕분에 그동안 국내에서는 낯선 종목이었던 수구가 관심을 받고 있다.

수구는 세계수영선수권에서 치러지는 6개 종목(경영, 다이빙, 하이다이빙, 아티스틱 수영, 오픈워터, 수구) 가운데 가장 격렬한 종목이자 유일한 구기 종목이다. 외국에서는 ‘물 위의 럭비’라고 불린다.

이에 비해 아티스틱 수영은 가장 예술적인 종목이다. 선수들은 음악에 맞춰 물 안팎을 오가며 다양한 기술과 아름다운 몸짓을 선보인다. 국내에서는 수중 발레로 불리지만 원어 그대로 해석하면 예술 수영이다. 북한에서는 ‘예술 헤엄’이라고 부른다.


얼핏 극과 극으로 보이는 두 종목은 적지 않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두 종목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입영(立泳)을 한다. 물속에 서 있으면서 상하좌우로 빠르게 이동하거나 점프하듯 물 위로 치솟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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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에게 수영은 그리 배우기 쉬운 종목이 아니다. 하지만 수구 선수들과 아티스틱 수영 선수들은 물속이 마치 땅 위인 것처럼 자유자재로 몸을 움직인다. 이들에게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일까.

○ 기본 중의 기본은 ‘에그비터 킥’

수구는 4쿼터 경기로 각 쿼터는 8분으로 구성돼 있다. 선수들은 최소 32분 동안 물 위에 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는 순수하게 경기가 진행되는 시간일 뿐 반칙이 나오거나 슛 성공 뒤에는 시계가 멈춘다.

수구 선수들이 1시간가량 물 위에 떠 있을 수 있는 것은 ‘에그비터 킥(Eggbeater Kick)’ 덕분이다. 에그비터 킥은 달걀 섞는 기계에서 유래한 용어로 양쪽 다리를 번갈아가며 안쪽 방향으로 회전하는 영법이다. 선수들 사이에서는 입영 킥 또는 로터리 킥이라고도 불린다. 에그비터 킥을 사용하면 힘을 최대한 적게 쓰면서 서 있는 자세로 물 위에 떠 있을 수 있다. 두 손도 자유로워진다.

선수들의 동작을 보면 무척 쉬워 보이지만 배우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승재 한국 남자 수구 대표팀 코치는 “어느 정도 수영을 하는 일반인이 에그비터 킥을 사용해 자연스럽게 물에 떠 있기까지는 3개월 정도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수영 선수들도 익숙해지기까지는 한 달가량 걸린다”고 말했다.

다만 평영 출신 선수들은 예외다. 일명 ‘개구리 헤엄’이라고 불리는 평영과 에그비터 킥은 다리의 움직임과 쓰는 근육이 유사하다. 평영이 두 발을 동시에 움직이는 반면 에그비터 킥은 한 다리씩 교대로 쓰는 것만 다르다. 이 때문에 평영 선수들은 곧바로 에그비터 킥을 구사할 수 있다. 수구 선수 중에 평영 선수 출신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 남자 수구 대표팀의 일원이었던 최강진 한국체육대 교수는 “평영 선수들은 자유형이나 배영 선수들에 비해 다리 힘이 좋은 편이다. 특히 한자리에 오래 머물러야 하는 골키퍼 중에서 평영 출신 선수가 많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고 공을 향해 빨리 헤엄쳐야 한다는 점에서는 자유형 출신 선수들이 유리하다. 그래서 각 팀에는 평영과 자유형을 잘하는 선수들이 골고루 섞여 있다.

물 위에 몇 분간 떠서 다양한 동작을 소화해야 하는 아티스틱 수영 선수들 역시 수구의 에그비터 킥과 유사한 영법을 기본으로 사용한다.

○ 웨이트트레이닝 없인 못 버텨

올림픽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생중계되지 않는 종목이 여자 수구다. 워낙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다 보니 예기치 않은 노출 사고가 발생하곤 하기 때문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미국-스페인전에서 한 선수의 가슴이 노출되는 사고가 벌어진 뒤로는 지연 중계를 원칙으로 한다.

경기를 할 때 물 위에서 상대 선수의 머리를 누르거나 팔이나 팔꿈치로 상대방을 가격하는 행위는 반칙으로 페널티를 받지만 물속에서의 어지간한 몸싸움은 대부분 용인된다. 상대방을 심하게 잡아당기기도 하는데 이를 버텨내는 것도 중요한 능력이다. 이 때문에 수구 선수들에게는 엄청난 근력이 필요하다.

수구 선수들은 다리 근력을 키우기 위해 바벨에 끼우는 10∼25kg짜리 원반을 든 채 물속에서 가라앉지 않고 버티는 훈련을 한다. 최 교수는 “수중 특수부대원들이 우리 학교에서 함께 훈련을 한 적이 있다. 특수부대원 가운데 누구도 10kg짜리 원반을 들고 20초를 못 버텼다. 하지만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수구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2골을 넣은 김동혁은 훨씬 무거운 25kg짜리 원반을 들고 30초 넘게 버틴다”라고 말했다.

물 밖에서도 다리 근력과 코어(복부와 엉덩이 등 몸의 중심)를 강화하기 위해 웨이트트레이닝에서도 스쿼트를 많이 한다. 이 코치는 “대표팀 선수들의 경우 웨이트트레이닝은 일주일에 서너 번씩 한 번에 1시간 반∼2시간을 한다”고 말했다. 그 덕분에 남자 수구 선수들은 모두 단단한 근육질 몸매를 갖고 있다.

호리호리한 체구로 수중에서 난도 높은 동작을 하는 아티스틱 수영 선수들은 보기와 달리 잔근육이 발달해 있다. 이 선수들은 수면에 발을 대지 않은 채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키 높이만큼 물 밖으로 도약하기도 하고 수면에 수직으로 서서 화려한 손동작도 선보여야 한다. 수영장 바닥에 발이 닿으면 수면 아래에 있는 고화질의 수중카메라를 통해 감지돼 1점 또는 2점의 감점을 받는다. 이들이 연출하는 수중 점프는 일반인은 엄두조차 낼 수 없는 고난도 동작이다.

수중 점프는 부스트와 리프트가 있다. 부스트는 혼자 물에서 솟구쳐 오르는 기술이고 리프트는 팀원들이 단결해 선수를 물 밖 공중으로 던져 올리는 연기다. 부스트를 할 땐 엄청난 순간 근력이 필요하다. 아티스틱 수영에서는 발바닥을 물속에서 최대한 바닥과 평행이 되게끔 만든 뒤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줘 추진력을 얻는다. 물은 유동적이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강하게 밀어야 그 반작용으로 수중에서 일종의 벽이 생겨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리프트를 할 때도 팀원들이 물속에서 타이밍에 맞춰 순간적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다리를 물 밖으로 내놓고 하는 기술은 팔 동작으로 하는데 역시 근력이 중요하다. 이 동작들에 익숙해지려면 상당한 근력이 필요하다. 이수옥 광주대회 조직위 아티스틱 수영 담당관은 “수중에서 공중을 향해 몸을 날리는 동작을 하기 위해선 다리와 코어의 힘이 좋아야 한다. 이를 위해 선수들은 수구 선수 못지않은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고 말했다. 아티스틱 수영 대표팀의 이재현은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할 때 우리가 가장 일찍 수영장에 나가 불을 켜고 가장 늦게 불을 끄고 훈련장을 나간다. 최대 10명이 손발을 맞춰야 하고 웨이트트레이닝까지 하다 보면 하루 10시간 훈련도 모자랄 때가 있다”고 말했다.

아티스틱 수영 선수들은 숨도 오래 참아야 한다. 숨을 쉬지 않고 물속에서 잠영을 하는 훈련을 주로 하는데 대표팀 선수들 대부분은 한 번도 숨을 쉬지 않고 50∼75m를 갈 수 있다.

○ 언젠간 세계 정상을 향해

음악에 맞춰 아름다운 몸짓을 선보이는 아티스틱 수영선수들에게는 물 안팎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기술이 필수다. 이를 위해서는 순식간에 물을 박차고 공중으로 뛰어오를 수 있는 ‘순간 근력’이 요구된다. 광주세계수영선수권 조직위원회 제공
국내에서 수구와 아티스틱 수영은 모두 선수층이 얇은 편이다. 여자 수구 대표팀의 경우 이번 대회를 위해 13명의 경영 선수를 모아 처음으로 팀을 꾸렸다. 대회 후에는 일단 해산할 예정이다.

남자 수구는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처음 출전했지만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를 시작으로 아시아경기와 아시아선수권대회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이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수구를 전문으로 하는 중학교 팀은 국내에 단 한 곳도 없다. 고교는 전국의 체고를 중심으로 8개팀이 있지만 대학팀은 한국체대 1곳뿐이다. 실업팀이 몇 개 있지만 전문적으로 수구를 한다기보다 전국체전 등 대회를 앞두고 한 달 전 손발을 맞추는 게 일반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어릴 때부터 수구를 하는 선수는 찾기 힘들다. 대개 중학교 3학년 즈음에 경영을 하던 선수 중 일부가 수구로 전향한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에야 본격적으로 수구를 시작하는 셈이다.

이 코치는 “축구의 발기술이 그렇듯 수구 역시 어릴 때 배운 기술이 평생을 좌우한다. 동유럽의 헝가리처럼 수구가 인기 있는 나라들의 경우 보통 다섯 살을 전후로 수구를 시작한다”며 “우리나라 선수들과 국제적인 수준 선수들의 가장 큰 차이는 공을 향해 출발하는 스타트다. 경영을 해 왔던 한국 선수들은 벽을 딛고 출발하는 게 익숙한 반면 유럽 선수들은 물속에서 추진력을 이용해 스타트를 한다. 그 차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한국은 모든 선수를 다 합쳐도 300명이 될까 말까다. 그런데 세르비아 같은 나라는 작은 도시에 있는 클럽에도 300∼400명의 선수가 소속돼 있다”고 말했다.

아티스틱 수영도 선수가 많지 않다. 다 해 봐야 100명이 안 된다. 아티스틱 수영은 많은 선수가 물속에서 예술을 표현하는 종목 자체에 매력을 느껴 입문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 선수 11명 중 9명이 어린 시절부터 아티스틱 수영을 시작했다. 한국무용 등을 하다 아티스틱 수영으로 전향한 경우도 있다. 김효미 대표팀 코치의 경우 초등학교 시절까지 피겨스케이팅을 하다 아티스틱 수영 선수가 됐다. 김 코치는 “칼날에 부상을 당한 게 종목을 바꾼 계기가 됐다. 예술적인 동작을 한다는 점이 비슷해 끌렸다”고 말했다.

아티스틱 수영은 그동안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여전히 올림픽에서는 여자 선수만 출전할 수 있다. 하지만 2015년 카잔 세계선수권대회부터 혼성 종목이 도입되는 등 금남의 벽도 허물어지고 있다. 이번 대회에 미국 대표로 출전한 빌 메이(40)와 일본의 아베 아쓰시(37) 등 남자 선수들이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는 분풀이를 하듯 보여준 박력 넘치는 동작은 경기장을 찾은 관중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한국에는 아직 남자 선수가 없다. 아티스틱 수영 최강국은 러시아로 이번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독식하고 있다.

광주=이헌재 uni@donga.com·김배중 기자
#광주 세계수영선수권#수구#아티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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