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대표 아들, 자택서 女 30여 명 몰카…발각되자 “취미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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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18일 10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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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나 액자 등 집안 곳곳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10년간 자신의 집을 방문한 여성들의 신체를 몰래 촬영해온 모 제약사 대표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30대 이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고 17일 밝혔다.

지난달 이 씨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이 씨의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 통신장비를 압수수색한 결과 노트북과 외장 하드, USB 여러 개에서 불법 촬영물을 무더기로 발견했다.

지금까지 확인한 불법 영상과 사진만 수백 개가 넘고, 포렌식 작업에 따라 그 양은 늘어날 수도 있다. 피해자는 확인된 인원만 30명이 넘는다.

이 씨는 한 제약업체 대표이사의 아들로, 경찰은 이 씨가 지난 10년 동안 범행을 저질러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씨는 변기 옆, 액자, 탁상시계, 차키 등 집안 이곳 저곳에 몰래카메라를 숨겨 여성들의 신체를 몰래 촬영했다.

이를 발견한 피해 여성의 항의하자 "혼자 자취하면서 취미생활 같은 거다. 주변 사람들도 다 그런 거 찍는다"는 황당한 답변을 했다고 한다.

피해 여성의 고통은 이 씨와 헤어진 뒤에도 계속 됐다. 피해 여성 A 씨는 "지우라고 해도 안 지우고. 너무 수치스럽고 유포되는 악몽을 하루에도 5번 씩 꾼다"고 한 매체를 통해 토로했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혼자보기 위해 촬영했으며 유포목적은 없었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이 씨가 촬영물을 외부로 유포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이 씨 범행의 죄질이 무겁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이 법원에 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금주 내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릴 예정이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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