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무부 “해리스, 대통령 뜻에 따라 직무 수행”…강한 신뢰 재확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9일 15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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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에 대한 한국 정부의 불만과 비판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는 그에 대한 강한 신뢰를 확인했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한반도 정책에서 그가 행사해온 물밑 영향력은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17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해리스 대사에 대한 한국 당정청의 반응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해리스 대사는 국무장관과 대통령의 뜻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해리스 대사를 크게 신뢰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최근 잇따라 나온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개인 의견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방향과 일치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발언이다.

미국 측 인사들은 앞서 해리스 대사가 외신 간담회에서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대북 개별관광에 대해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한미 워킹그룹에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경고성 발언을 내놓은 것에 대해 한국 측에 “4성 장군 출신인 해리스 대사의 직설적인 화법 때문에 와전됐거나 오해를 산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미 태평양사령관을 지낸 해리스 대사는 서울에서의 업무를 넘어 국무부의 한국 및 북한 정책에 적지 않은 물밑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최근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공동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방위비 분담금 증액 관련 기고문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에도 일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라인에서는 해리스 대사, 국방라인에서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이 외교안보 수장들의 공동 기고문 게재 필요성에 동의했고 실제 칼럼의 기본 틀을 짰다는 후문이다.

해리스 대사의 잇단 강성 발언과 이에 대한 한국의 들끓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여전히 신뢰감을 표시하는 이유는 한미관계 관리보다는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과 북-미 관계 등 분야에서 미국의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 총선을 앞두고 한국 정부가 외교문제보다 국내정치를 보다 중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미 정부가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WSJ 기고문과 관련해 “국무장관과 국방장관이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미 언론에 공동기고문을 실은 것은 처음으로 문 정부에 대한 미국의 좌절감(frustration)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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