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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阿부룬디에 학교 세우며 은퇴후 삶이 더 풍요로워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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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阿부룬디에 학교 세우며 은퇴후 삶이 더 풍요로워졌어요”

장윤정 기자 입력 2019-11-05 03:00수정 2019-11-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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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우리은행 ‘더+행복한 은퇴이야기 공모전’… 최우수상 고효숙씨
교사 생활을 마치고 은퇴한 뒤 주변의 뜻이 맞는 이들과 자금을 모아 아프리카에 학교를 세우는 등 새로운 삶을 시작한 고효숙 씨(가운데). 올해 아프리카 부룬디를 찾았을 때 학생들과 만나 함께 웃고 있다. 고효숙 씨 제공
“제가 아프리카에 학교를, 그것도 제가 존경하는 최정숙 선생님의 이름을 딴 학교를 세우게 될지 누가 알았겠어요.”

고향인 제주도에서 30년 가까이 교사 생활을 하다가 2011년 명예퇴직을 하고 교단에서 내려온 고효숙 씨(61). 퇴직 후 몇 년간은 유유자적 시간을 보냈지만 우연히 지인들과 노숙자들을 지원하는 작은 모임을 만들게 되면서 잊고 있었던 꿈을 떠올리게 됐다. 모교인 신성여자중고교 초대 교장을 지낸 제주 출신의 독립운동가이자 여성 교육자 최정숙 선생(1902∼1977)처럼 어려운 이들에게 교육의 혜택을 안겨주고 싶다는 포부였다.

“가정환경이 어려울 때도 선생님과 친구들이 넘치는 사랑을 주는 학교가 제게는 따뜻한 곳이었거든요.” 다행히 “여럿이 10년간 돈을 모아 가난한 나라에 학교를 하나 세워보겠다”는 계획을 밝히자마자 남편은 “10년은 너무 기니 5년 안에 해보라”면서 적극 지지해줬다. 동지들이 적지 않아 순식간에 선배와 친구, 동료 교사와 후배 등 6명이 함께 ‘샛별드리’라는 모임을 결성할 수 있었다. 서로 응원하며 애를 쓰다 보니 3년 만에 1억 원이라는 자금도 모였다.


운도 따랐는지 제주도에 자리한 ‘한국희망재단’의 도움을 받아 아프리카 부룬디공화국을 소개받았다. 중부 아프리카에 있는 인구 1200만 명의 나라 부룬디는 벨기에의 통치를 받다가 1962년 독립한 빈곤 국가.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고 싶다는 이들의 진심 어린 포부가 통해 부룬디에서도 학교 설립을 위한 부지를 내놓으며 고 씨 등 후원자들이 학교를 건립해 주면 기숙사는 나라에서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결국 2018년 ‘샛별드리’의 종잣돈 1억여 원에 비영리단체 ‘최정숙을 기리는 모임’의 후원금을 합쳐 총 2억6500만 원의 돈으로 부룬디에 ‘최정숙 여자고등학교’를 세우는 쾌거를 일궜다. 이 같은 성과가 알려지면서 성금이 계속 밀려들었고, 올해에는 ‘최정숙 초등학교’도 부룬디에 문을 열었다. 고 씨의 포부는 아직 끝이 없다. “이제 학교를 질적으로 발전시켜 아프리카 부룬디 최고 명문학교로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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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와 우리은행은 우리은행 시니어 전용 특화 브랜드인 ‘시니어플러스’ 출시에 맞춰 10월 ‘더+행복한 은퇴이야기 공모전’을 개최했다. 제2의 인생 도전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은퇴 이야기들이 응모된 가운데 아프리카에서 학교를 세우는 성과를 일군 고효숙 씨가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우수상 수상자로는 강신익 씨가, 장려상 수상자로는 강성일 강숙희 김상진 송재석 신정모 양병선 이정순 이춘재 장효택 한상권 씨가 각각 선정됐다.


우수상 수상자인 강신익 씨(63)는 54세에 회사를 나오게 된 뒤 예식장과 호텔 발레파킹 요원을 거쳐 인천 용유도 을왕리 해수욕장 근처 음식점에서 주차요원 등을 하며 돈벌이를 하다가 ‘직업상담사’로 변신한 사례다. 대기업 직원, 보험사 영업지점장을 거쳤지만 막상 회사 밖으로 나오니 재취업은 쉽지 않았고 3년여간 주차요원 등을 하며 몸도 마음도 지쳐만 갔다. 그러던 중 지자체 직업상담기관에서 ‘직업상담사’의 길을 권유받았다. 강 씨는 50대의 나이에 학원 수업을 들어가며 ‘직업상담사 2급’ 자격증을 땄지만 서류 합격조차 쉽지 않아 다시 꿈을 접어야 하나 싶었다. 하지만 기적처럼 한국무역협회에서 면접 기회를 잡아 중장년 일자리 지원센터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하게 됐다. “준비 없이 은퇴를 해 시련이 적지 않았는데, 다시 지붕이 있는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이 이뤄진 거죠. 이제 제가 얻은 지혜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이번 공모전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백만기 아름다운은퇴연구소장은 “실패를 딛고 재기에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어느 글보다 감동을 줬다”며 “동아일보의 은퇴 이야기 공모전의 수기들이 앞으로 쏟아져 나올 예비 은퇴자들에게도 희망과 용기를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공모전 시상식은 13일 오후에 열리며 최우수상 500만 원 등 총상금 1000만 원이 수상자들에게 수여된다. 수상작은 공모전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더+행복한 은퇴이야기#공모전#수상#고효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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