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옥, 6·25전쟁 아픔 고백… “큰 오빠는 인민군, 작은 오빠는 국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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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24일 15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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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선을 넘는 녀석들-한반도 편’
사진=MBC ‘선을 넘는 녀석들-한반도 편’
원로 배우 김영옥(82)이 6·25전쟁 당시 겪었던 가슴 아픈 가족사를 고백했다.

23일 방송된 MBC ‘선을 넘는 녀석들-한반도 편’에서 전현무, 유병재, 다니엘 린데만, 설민석이 교동도를 찾은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김영옥은 깜짝 손님으로 등장했다.

1937년생으로 광복, 6·25전쟁을 겪은 김영옥은 전쟁 당시 21세, 18세였던 두 오빠가 각각 인민군과 국군이 된 가슴 아픈 가족사를 털어놨다.

김영옥은 “내가 열네 살이 되던 해에 6·25전쟁이 발발했다”며 “당시 스물한 살, 열여덟 살인 오빠가 둘 있었다. (인민군 징집을 피하기 위해 오빠들이) 집 천장 위에 숨어 지냈다”고 말했다.

이어 “큰 오빠가 당시 연세대 영문과 2학년이었는데 아주 수재였다. 하루는 오빠의 대학 친구가 오빠를 찾아왔었다. 그래서 어머니가 없다고 하니까 ‘지금 학교에서 모두 소집하고 있는데 지금 안 나오면 제적당한다고 전해달라’고 했다”며 “이 바보(오빠)가 이 말을 듣고 뛰어나왔다. 그 길로 끝났다. 그러고 안 돌아왔다”고 고백했다.

김영옥에 따르면 이후 작은 오빠는 국군이 됐고, 그렇게 큰 오빠와 이별한채 50년의 시간을 보냈다.

김영옥은 지난 2000년 이산 가족 상봉을 통해 50년 만에 큰 오빠와 재회했다며 “내가 오빠한테 제일 처음 뱉은 말이 ‘나쁜놈’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심경을 묻는 말에 쉽게 대답을 하지 못했다. 다만 김영옥은 “달리 살았던 게 아쉽고 가슴 아프지만, 하나 고마운 건,그래도 이 세상에 살았잖아”라며 담담하게 심정을 전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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