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율 “메르스 확진자와 같은 택시 탄 승객들, 감염 가능성 대단히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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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9월 11일 1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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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각 곤두세운 인천공항 3년 만에 메르스 환자가 국내에 유입된 가운데 1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검역관이 입국자의 발열 여부를 열화상 카메라로 감시하고 있다. 추가 확진 환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일상 접촉자 가운데 행방이 불투명한 사람이 70여 명이나 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인천=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촉각 곤두세운 인천공항 3년 만에 메르스 환자가 국내에 유입된 가운데 10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검역관이 입국자의 발열 여부를 열화상 카메라로 감시하고 있다. 추가 확진 환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일상 접촉자 가운데 행방이 불투명한 사람이 70여 명이나 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인천=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자 A 씨가 공항에서 병원으로 이동할 때 이용한 리무진 택시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23회 추가 운행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후 탑승한 승객들의 감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 질병관리본부장인 전병율 차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감염)가능성이 대단히 낮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그 택시 안에서 호흡기 증상과 관련된 그런 위험 행위가 있었느냐 없었느냐 하는 그런 부분들이 논점은 되겠지만,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에도 방역당국이 버스를 추척했다“며 “그 당시 신종플루는 감염력이 메르스보다 훨씬 높은 질환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공항버스라든지 시내버스를 이용했던 많은 사람들이 양성 판정을 받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전 교수는 “그 분들(택시 승객들)을 일반접촉자 분류에 포함을 시키고 증상이 있는지 없는지 그런 것들을 계속해서 면밀히 관찰을 해야 된다”고 전했다.

전 교수는 A 씨와 같은 비행기를 탔던 승객 400여명의 감염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A 씨가 기내 탑승 전까지만 하더라도 주증상이 설사 증상이었고, 호흡기 증상이 일체 없었다”며 “그래서 그런 경우에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 등 이런 것들이 외부로 배출되는 그런 기회가 상당히 적은 것”이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슈퍼전파자 14번 환자, 그 분이 응급실에서 상당히 심한 기침과 가래가 있는 상태였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 단순히 발열만 있었다면 그런 경우에도 접촉자들에 대해서 감염을 일으키지 않은 그런 사례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A 씨가 공항으로 마중 나온 아내에게 마스크를 쓸 것을 당부하고, 공항에서 병원으로 이동할 때 아내의 자가용이 아닌 택시를 타고 이동한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A 씨가 메르스 가능성을 인지하고, 의도적으로 감염 가능성을 감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전 교수는 “글쎄다. 일단 쿠웨이트는 WHO(세계보건기구) 자료에 따르면 2016년 8월 이후 (메르스)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이 분도 아마 의료진으로부터 메르스에 대한 이야기는 듣지 않았던 것 같다”며 “다만 지인인 서울삼성병원 의사와 통화하면서 ‘혹시 모르니 귀국할 때 부인에게 마스크를 착용토록 해라’ 이렇게 조언을 받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국 과정부터 삼성서울병원에서 확진 판정을 받을 때까지 이 A 씨의 행적은 상당히 차분했고, 또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서 나름대로 무척 노력을 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전 교수는 “지인인 의사 선생님께서 설사 증상 이야기를 하면서 메르스에 대한 것들을 어떻게 조언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쿠웨이트가 일단 (2016년 8월 이후)메르스가 발생한 지역이 아니고 또 메르스를 의심할 만한 발열 증상이나 호흡기 증상이 없었다라는 점은 아마도 A 씨가 ‘나는 메르스에 안 걸렸을 거야’라는 생각을 갖도록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A 씨의 행동에 대한 일각의 비난에 대해서는 “환자는 환자이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할 수 잇도록 하는 노력이 주위에서 좀 뒷받침 돼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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