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이희호 여사, 평생 머문 동교동 사저에 마지막 발걸음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14일 10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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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부터 살아온 동교동 사저에 작별인사
남편 김대중 전 대통령 영정과 나란히 집 곳곳 돌아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고(故) 이희호 여사가 14일 평생을 머물렀던 서울 마포구 동교동 사저와 작별 인사를 했다.
이 여사의 운구 행렬은 이날 고인이 생전에 장로로 지낸 서울 신촌 창천교회에서 장례 예배를 마친 뒤 오전 8시33분께 김 전 대통령 내외가 고난의 정치인생을 살아온 동교동 사저를 찾았다.

운구 행렬이 도착하자 이 여사를 경호하던 경찰 경호중대는 거수 경례를 했다. 고인의 큰손자이자 차남 김홍업 전 의원의 아들인 김종대씨가 이 여사의 영정사진을 안고 ‘김대중’, ‘이희호’라는 문패가 나란히 걸린 대문과 정원을 지나 사저 1층에 들어섰다.

김 전 의원과 고인의 삼남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등 10여명의 유족은 말 없이 침통한 표정으로 그 뒤를 따랐다.

유족들은 1층 응접실 소파와 2층 침실 등에 미리 놓여져 있던 김 전 대통령의 영정 옆에 고인의 영정을 내려 놓고 마지막 작별의 시간을 가졌다. 유족들은 애통한 심정으로 김 전 대통령 내외의 영정사진을 말 없이 바라 보며 지난달의 기억을 되새겼다.

사저 옆 김대중도서관으로 옮겨진 이 여사의 영정은 이곳에서 또 한번 김 전 대통령의 영정과 나란히 놓여 마지막 인사를 했다.

김대중도서관을 떠나는 길에 고인의 영정을 든 김종대씨는 사저 대문에 나란히 걸린 김 전 대통령 부부의 문패를 보고 짧게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일생을 보낸 집에 마지막 발걸음을 한 고인의 영정과 유족들은 오전 8시47분께 경찰 경호중대의 거수 경례와 동교동 주민들의 배웅 속에 장지인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으로 떠났다.

김 전 대통령 내외가 살아온 삶의 굴곡을 따라 민주화의 상징처럼 자리매김했던 동교동 사저는 김 전 대통령이 1963년 목포에서 당선돼 서울로 올라와 살게 된 뒤 고인이 거의 평생을 머문 곳이다.

고인은 1995년 경기 고양 정발산동으로 이사 와 1998년 남편이 대통령에 당선돼 2003년 2월까지 청와대에 머문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결혼생활의 대부분을 이 집에서 보넀다.

이 여사가 지난해 남긴 유언도 이 집을 김 전 대통령의 기념관으로 써달라는 것이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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