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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가 자꾸 나와야 하는 이유[오늘과 내일/하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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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가 자꾸 나와야 하는 이유[오늘과 내일/하임숙]

하임숙 산업1부장 입력 2019-09-09 03:00수정 2019-09-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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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블폰, 5G 세계 최초 상용화… 스마트폰, 통신장비 덩달아 발전
하임숙 산업1부장
“진짜로 무언가를 접고 싶다면 종이, 옷, 의자, 샌드위치를 접어라. 갤럭시 폴드는 접지 마라.”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의 유명한 정보기술(IT) 담당 기자가 4월에 유튜브에 올린 갤럭시 폴드에 대한 악의적 리뷰 영상이다. 당시는 제품 출시를 며칠 앞뒀던 시점으로 삼성전자가 ‘리뷰해보라’며 미국 언론인들에게 보내줬던 일부 제품에서 문제가 생겼던 것이다. 떼지 말아야 하는 스크린 보호막이 (누군가의 눈에는) 벗기기 좋게 생겼고, 이를 벗겼더니 화면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또 기기를 접기 위해 만들어 놓은 일부 틈새로 이물질이 들어가서 오작동이 생겼다.

그런 갤럭시 폴드가 내구성을 강화해 한국에서 6일 본격적으로 시판됐는데 하루 만에 물량이 동났다. 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가전전시회(IFA)에서도 전시됐다. 2월 MWC에서 시제품이 공개된 지 7개월 만이다. 이달 중하순엔 유럽과 미국에서도 팔린다.

반으로 딱 접히는 폴더블폰이 상용화된 건 세계 최초다. 중국의 TCL, 화웨이가 삼성보다 먼저 상용화하기 위해 애썼지만 이번 IFA에선 TCL이 시제품을 공개하는 데 그쳤다. 그동안 ‘혁신’의 대명사였던 애플은 아예 시제품도 없었다.

올해 한국이 세계 최초를 기록한 건 또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다. 최초로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서비스가 되는 국가로도 유일하다. 미국은 텍사스 등 일부 도시에서만 서비스되고 있다. 한국의 5G는 4월에 서비스가 시작됐지만 가입자만 벌써 연내 5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동통신 3사의 5G 기지국은 전국 8만 개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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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최초 서비스도 말이 많았다. 국내에선 “무리한 일정이다” “기지국이 너무 적다” “장관이 너무 밀어붙인다” 같은 비판이 일었다. 하지만 당시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이 실제 5G 휴대전화가 아니라 모듈칩을 끼워 만든 5G 스마트폰으로 일부 지역에서만 서비스하는 방식으로라도 세계 최초 타이틀을 따려 애썼다. 이 때문에 상대국이 언제 서비스를 개시하는지에 대한 어마어마한 정보전이 펼쳐졌다. 그 결과 4월 3일 오후 11시에, 버라이즌보다 55분 빨리, 한국의 이통3사가 5G 서비스 1호 가입자를 탄생시켰다.

겨우 55분 빠른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생각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5G 한 단어 안에 들어 있는 산업적 의미는 크다.

우선 5G 휴대전화를 만들어 내는 곳은 세계에서 몇 되지 않으며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곳이 월등히 앞서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갤럭시 S10만 아니라 노트10, 갤럭시 폴드까지 5G 휴대전화 3총사로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통신장비 분야의 도약도 멋지다.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까지는 시장점유율 6.6%에 불과했던 삼성전자가 5G 시장에선 작년 4분기와 올 1분기를 합쳐 37%로 1위가 됐다. 경기 화성시의 중소기업 KMW는 5G 부품 생산으로 올해 들어 흑자 반전했다.

‘너무 밀어붙인다’는 비판을 받았던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얼마 전 만났더니 “당초 12월로 예정됐던 일정을 억지로 앞당긴 게 맞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스마트폰 기기에서 아무리 앞서도 통신장비 등 기술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퀄컴이나 화웨이에 종속된다. 5G 산업의 주도권을 잡아야 했다. 결과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골고루 발달하고 있다. 오지에서 5G 산업을 키워낸 것 아니냐”고 했다.

세계 최초는 그래서 중요하다. 조롱과 비판을 감수하고, 위험을 기꺼이 감내할 때 혁신이 나온다. 혁신은 파급효과가 크다. 우리가 지금보다 더 많이 세계 최초 타이틀에 욕심내야 하는 이유다.

하임숙 산업1부장 artemes@donga.com
#폴더블폰#5g#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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