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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올림픽 연기론[횡설수설/김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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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올림픽 연기론[횡설수설/김영식]

김영식 논설위원 입력 2020-03-24 03:00수정 2020-03-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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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도쿄 올림픽’ 유치 소식이 전해진 1936년. 일본 군부는 시큰둥했다. 군수물자 부족을 우려하며 일본 올림픽조직위 측에 경기장 건설에 나무만 사용하라고 했다. 전쟁 필수물자인 금속이 올림픽에 ‘낭비’된다고 봤던 것이다. 그러던 차에 1937년 7월 2차 중일전쟁이 벌어졌다. 많은 나라가 침공에 항의하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완전한 형태’의 올림픽이 물 건너가자 일본 군부는 미련 없이 올림픽 개최권을 반납했다.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아베 신조 정부가 올림픽 정상 개최를 고집한 이유의 하나는 경제적 파장이다. 7월 24일 개막 예정인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 경기장과 선수촌 유지 관리비 및 예선 재개최로 인한 경제 손실은 6400억 엔(약 7조3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만약 취소된다면 경제 손실이 4조5151억 엔(약 52조 원)으로 치솟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베 총리가 어제 처음으로 올림픽 연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 감염을 극복했다는 증거로 올림픽을 개최하고 싶다”고 했다. 연기 가능성에 무게를 실으면서도 미련을 아주 버리지는 못했음을 보여준다. 그는 내년 9월까지인 자신의 임기 내 가장 큰 성과로 올림픽을 내걸고 최우선으로 추진해왔다. 미국수영연맹, 영국육상연맹 등 경기단체와 선수들의 연기 요청이 쇄도하자 결국 물러선 것이다.


▷안전한 올림픽 개최를 책임져야 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그동안 일본에 책임을 미루며 끌려다니는 모습이었다. 올림픽 중계권료(1조3000억 원)와 스폰서 지원액의 상당 부분을 챙기는 IOC로서는 먼저 나서서 올림픽 취소를 발표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본선 진출 선수의 57%만 예선을 거쳐 확정된 상황에서 국경이 닫히면서 각종 예선전이 중단됐다. 무엇보다 IOC가 선수들의 안전을 도외시한다는 비난이 결정타가 돼 더 이상 이 문제를 외면하지 못하고 연기 검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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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와 일본 올림픽위는 4주 안에 연기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차질을 빚고 있는 예선전 일정 등을 감안하면 4주를 더 끌어봐야 선수들만 힘들게 할 것 같다. 캐나다 호주 등은 자국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을 이유로 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대로라면 보이콧 동참 국가만 늘어날 텐데, 아베 총리의 정상 개최 욕심과 미련이 시간만 낭비하고 선수들에게 희망고문을 하는 셈이다. 지금이라도 구체적인 결정을 내려 불확실성을 줄여주는 것이 올림픽 일정에 맞춰 피땀을 흘려온 전 세계 젊은이들의 실망을 줄여주는 길일 것이다.

김영식 논설위원 spear@donga.com
#2020 도쿄올림픽#아베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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