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영토 넓히는 ‘광개토 청년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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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에게 일자리를/청년이라 죄송합니다]열일곱 번째 이야기

1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18개국 200개 기업이 참가한 ‘글로벌취업상담회’의 열기는 뜨거웠다. 최대 1400명을 채용한다는 소식에 정장 차림의 수많은 청년들은 열정적으로 외국기업 현장면접에 참여하고 있었다. 외국어로 면접을 보다보니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편한 복장의 대학생들도 많았다. 이들은 국가 별 부스를 돌아다니며 해외 취업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이날 면접관 박성혜 씨(29·삽화)는 4년 전 자신이 머릿속에 또렷이 그려졌다. “그때는 참 불안했고 막막했는데….”

2013년 중앙대 영문과에 재학 중이던 그 역시 다른 청년처럼 취업이 걱정이었다. 토익 만점의 스펙이 있었음에도 늘 불안했다. 졸업 1학기 전 영화제 사무국에서 일하며 관련 분야로 취업하려던 차에 해외 취업으로 유턴하게 됐다. 새로운 도전을 꿈꿨기 때문이다. 그는 정부의 해외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멕시코 현지에서 면접을 봤다.

“멕시코 기업은 주로 제조업에서 사람을 뽑지만 저는 사람과 어울리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남들과 달리 리크루팅 회사에서 면접을 봤죠.”

박 씨는 적극성을 인정받아 멕시코 현지 헤드헌팅 업체에 2014년 2월 입사했다. 힘든 점도 많았다. 스페인어가 안 돼 구글번역기를 켜놓고 일을 했고 속내를 털어놓을 친구가 없어 우울감도 컸다. 하지만 “1년만 버티자”며 일을 배운 끝에 회사에서 인정을 받아 이달 멕시코에서 일할 청년을 뽑는 ‘한국 출장’을 오게 된 것.

박 씨처럼 어려운 국내 취업시장을 넘어 해외로 취업한 청년을 취업준비생들은 ‘광개토청년’이라 부른다. 일자리 영토를 넓히는 그들. 어떤 모습일까?

특별취재팀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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