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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대저택에 산다고 다 상류층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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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대저택에 산다고 다 상류층은 아니다

입력 2009-06-08 02:49수정 2009-09-22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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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필자는 한 경제신문에 ‘고급주택과 상류사회’라는 칼럼을 기고한 바 있다. 고급주택에 사는 것이 상류사회에 진입하는 자동티켓이 될 수 없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지켜야만 상류사회에 진입할 수 있는 자격이 있음을 강조했다. 또 값비싼 주택에 살아도 누구와 사느냐가 중요하고, 인생과 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최근 고급주택과 상류사회의 전범(典範)이 되는 좋은 사례를 보게 돼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달 미국 교포로 사업에 가장 성공한 사람 중 한 분인 이종문 암벡스벤처그룹 회장의 샌프란시스코 저택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영화에서나 봄직한 대저택이었다. 놀란 것은 부자들 집에 흔히 있음직한 값비싼 그림이나 골동품보다도 165∼198m²(50∼60평)가 넘는 서재의 네 벽을 꽉 채우고도 모자라 마룻바닥 상당 부분에도 진열한 장서였다. 이 회장은 외국에서 사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독서를 많이 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형님인 이종근 회장을 도와 제약회사인 종근당을 창업했다. 그는 1950년대 미국 대학원에 유학해 2년 코스를 1년 반 만에 마치고 귀국했다. 당시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2년 코스를 3, 4년 정도로 늦게 마치고 귀국하는 것이 상례였다. 이에 감동한 월터 매카너기 주한 미국대사가 그를 미국 유학생 선발 면접위원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또 종근당에서 동양 최초로 미국에 의약품을 수출했고 시사주간지 타임에도 한국 회사로는 처음 광고를 게재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이 광고가 게재된 타임지를 들고 경제장관 회의에 참석해 장기영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에게 종근당이 어떤 회사인지 한번 방문하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재벌가의 통례와는 달리 그는 일찌감치 형님과 결별하고 1970년 초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각고의 고생 끝에 MP3의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성공적으로 기업을 공개해 부를 쌓았다. 그는 KAIST 지원 등 한국 과학기술 및 민주주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 외교적으로도 미국 조야의 넓은 인맥을 활용해 한국 외교를 도운 숨은 공로자다. 2007년 미국 하원이 일본군위안부 강제동원 규탄 결의안을 채택한 데도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샌프란시스코 시청 앞 광장 바로 옆에 있는 아시아아트센터도 이 회장이 만들었다. 이 회장의 스토리는 상류사회는 결코 고급주택에서 호사스럽게 사는 것만으로는 진입할 수 없고, 부에 걸맞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다시 한 번 주고 있다.

반면에 고급주택에는 살지 못해도 자그마한 일이라도 지역사회에 기여하면서 서로 존경하고 사랑하는 가족과 진지하게 살고 있다면 그들은 이미 상류사회의 일원이 된 것이다.

이방주 부동산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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