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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KOREA]아시아SOC…중남미 플랜트…해외건설로 달러 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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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KOREA]아시아SOC…중남미 플랜트…해외건설로 달러 캔다

입력 2008-10-20 02:56수정 2009-09-23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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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플랜트 사업이 국내 건설업체에 ‘가뭄의 단비’ 역할을 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한 상황에서 해외 플랜트 시장의 꾸준한 수요가 매출액을 올리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고유가로 주머니가 두둑해진 중동 산유국들이 플랜트 발주를 늘리고 있고, 아시아 개발도상국들도 신도시 개발을 위해 각종 사회간접자본(SOC)을 발주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한국업체가 새롭게 진출한 중남미의 칠레, 엘살바도르처럼 플랜트 수요가 풍부한 미개척 시장이 아직도 무궁무진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해외 플랜트 분야가 위험성 분산을 위한 건설업체의 사업 다각화 측면을 넘어 건설업체의 신(新)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

○ 현대건설, ‘3高 글로벌 경영전략’

5월 현대건설, GS건설, SK건설, 대림산업은 63억 달러 규모의 쿠웨이트 알주르 정유공장 프로젝트 계약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7월 말 기준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347억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액(171억 달러)의 두 배를 넘어섰다.

국토해양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업체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수주한 곳은 현대건설이다. 1월부터 9월 말까지 수주액이 60억 달러를 넘어섰다.

현대건설은 특히 2006년 이종수 사장 취임을 계기로 ‘고수익·고부가가치·고품질’의 ‘3고(高) 글로벌 경영전략’을 세우고 해외 건설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에서 5200여 명의 인원을 투입해 고부가가치 사업인 GTL(Gas-to-Liquid, 가스액화연료) 생산시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5월에는 카타르에서 20억6000만 달러 규모의 발전담수 공사를 수주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지역은 물론 싱가포르, 동남아를 중심으로 수주 역량을 집중하면서 발전, 가스처리시설, 전기 부문 등 선진 업체들만 수행 가능한 분야에도 진출해 수익성과 안정성을 함께 확보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포스코건설은 ‘중남미’, 대우건설은 ‘아프리카’ 공략

포스코건설은 2006년 12월 칠레 벤타나스에서 석탄화력발전소를 착공하는 등 중남미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만성적인 에너지 부족 국가 중 하나인 칠레가 2000년 이래 5년간 신규 발전소 건설이 전무했던 점 등에 착안해 철저한 사전 조사와 프로젝트 홍보를 통해 2005년 9월 3억7000만 달러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입찰에 성공한 것.

올 1월에는 칠레 사업에서 얻는 신뢰를 바탕으로 엘살바도르에서 5억 달러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추가로 수주했다. 이에 따라 2006년 12월 칠레 지사에 이어 올 2월 엘살바도르 지사를 설립해 현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올해 2조4000억 원의 해외수주 목표액을 달성해 종합에너지 EPC(설계,기자재 조달,시공)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1976년부터 지금까지 리비아에서 158건 105억 달러, 나이지리아에서 49건 38억 달러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검은 대륙’ 아프리카를 지속적으로 집중 공략하고 있다.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은 풍부한 석유 매장량으로 일찍부터 세계적인 건설회사들이 눈독을 들여온 나라지만 열악한 자연 환경과 현지 원주민들의 공사 방해 등 곳곳에 장벽이 있어 대표적인 난공사 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 늪지대 파이프라인 공사 등 선진 기업들이 기피하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발주처의 신뢰를 얻어 아프리카 플랜트 시장의 우위를 점했다. 최근에는 국가 기간사업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는 리비아에서 복합화력발전소 공사를 진행 중이다.

○ SK, 쌍용, 롯데건설도 해외 사업 역량 강화 나서

SK건설은 2005년 12억2100만 달러 규모의 원유집하시설 공사, 2006년 12억2000만 달러 규모의 아로마틱 공사 등 최근 3년간 쿠웨이트에서 굵직한 공사 4건을 수주하며 해외 플랜트 분야에서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이 33% 늘어나 회사 설립 이래 처음으로 매출 4조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SK건설은 최근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에서도 사업을 진행하는 등 중동지역은 물론 유럽, 인도, 중남미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상세설계, 구매, 시공에 그치던 기존 사업 영역도 해외 일류 엔지니어링 회사들이 독점하고 있는 기본 설계 영역까지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홍콩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국 출신 개발업자(디벨로퍼)를 영입하는 등 인재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말 해외플랜트팀을 신설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결과 최근 요르단에서 4억 달러 규모의 발전소와 LPG저장탱크 건설 사업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쌍용건설도 1990년대 말 축소 운영해 온 플랜트본부를 공사부와 견적부로 확대하고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담수 플랜트를 수주하는 등 중동 및 동남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해외플랜트사업 정부의 지원 절실”▼

“플랜트 인력 양성은 ‘인삼 농사’와 같습니다. 단기간에 결과를 바라는 것은 무리죠.” “플랜트를 단순 건설로 이해하는 무지부터 깨져야 합니다.”

지난달 3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한양대 공업센터 본관 117호. 한양대 공학대학원 플랜트엔지니어링학과 학생들이 한창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현대건설, SK건설, 대림산업 해외플랜트 담당 부서의 실무자들인 이들은 낮에는 경쟁자지만 밤에는 같은 학과 학생이다. 한양대 공학대학원 플랜트엔지니어링 학과는 한국에 하나밖에 없는 플랜트엔지니어 양성 학과.

“똑같은 사업 계획서를 제출했을 때 미국 등의 발주처에선 일본 기업보다 한국 기업에 더 많은 근거자료를 요구합니다. 기술력에서 앞서지만 마케팅이 부족해 인지도가 현저히 낮기 때문이죠.”(대림산업 나성엽 차장)

“올해 8월 15일까지 한국 건설사가 해외에서 수주한 플랜트 사업은 352억 달러를 넘어서 전년 동기 대비 200% 가까이 성장했지만 세계적 건설전문지인 미국의 ENR지가 선정한 건설사 순위에선 오히려 지난해 31위보다 두 계단 떨어진 33위에 랭크됐습니다. 우리만 성장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뜻이죠.”(GS건설 이정환 차장)

이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문제점은 플랜트 산업에 대한 기본 인식의 부족이다. 플랜트 산업은 계약 체결에 필수적인 외국법 지식, 사업 타당성을 검토할 때 필요한 경영학적 능력 등의 총합이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단순한 건설산업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강하다.

민·관 협력 강화도 필요하다. 손성덕 SK건설 과장은 “민간 기업이 중동 국가와 협상할 때에는 정부의 외교력이 절실하다”면서 “아직은 정부의 지원이 부족해 현지 에이전트 회사를 통해 진출하려는 나라의 고위 인사를 소개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엔지니어링 황덕진 과장은 “일본은 엔지니어링 진흥협회에서 기업들이 해외 진출의 성공, 실패 사례를 공유하고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계획 등 동향까지 정기적으로 정보를 교환한다”며 “정부를 중심으로 한국 플랜트 기업들도 이런 모임을 정기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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