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기자의 실전재테크]잠자는 金을 깨워라

  • 입력 2007년 8월 2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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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사상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가 역시 사상 최대 폭으로 오르는 널뛰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란 나비가 날갯짓을 하니 한국도, 중국도 증시가 요동칩니다.

저는 한 달 전 코스피지수가 1,900을 넘어 2,000에 육박하던 즈음 “이대로는 안 되겠다”며 돈을 싸들고 은행에 가서 펀드에 가입했습니다. 지난 주말 주가가 1,600 선으로 곤두박질치자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도 주가 하락이 불 보듯 뻔하다면 차라리 두 눈 꾹 감고 환매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던 중 친구를 만나 점심을 먹다가 꽤 솔깃한 정보를 들었습니다. “증시가 불안할 때는 안전자산인 금(金)에 투자하라”는 얘기였죠.

○ 변동성 장세에서 금(金)통장을 손에 쥐다

재테크에 정통한 친구와의 점심은 마치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과의 점심’ 같았습니다.

2년 전쯤 각종 펀드에 가입했다가 50% 가까운 수익률을 내고 지난달 주가의 꼭짓점에서 환매했다는 친구. 최근 주가가 떨어진 것을 ‘기회’ 삼아 다시 펀드에 투자했답니다.

“처음 기대했던 목표 수익률이 달성돼 팔았을 뿐”이라고 가뿐하게 말하는 친구는 신한은행의 ‘골드리슈’라는 생소한 골드뱅킹 상품을 소개했습니다.

“주식과 금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지. 주가가 떨어지면 금값이 오르니까. 금융시장이 불안할수록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가 안정적이야.”

그 길로 신한은행을 찾아갔습니다. 골드리슈는 금 실물의 거래 없이 예금과 적금처럼 통장에 금을 적립하는 금융상품이더군요. 시세에 따라 금을 적립한 뒤 금 실물이나 현금으로 찾는 구조입니다.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이 금 관련 금융상품을 취급합니다. 신한은행은 금 실물과 골드리슈를 동시에 취급하는 반면 기업은행은 ‘윈 클래스 골드뱅킹’이란 이름으로 금 실물만 판매합니다.

저는 골드리슈 자유식을 택해 일단 5g만 가입했습니다. 21일 오전 금 매매기준율은 g당 1만9981원. 금을 직접 받는 것은 아니고, 예금통장에 잔액이 ‘5’로 표기됐습니다.

○ 국제 금 시세와 환율 추이 잘 살펴야

신한은행에 확인하니 2003년 출시된 골드뱅킹 상품은 아직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습니다.

이달 14일 기준으로 지금까지 762억 원어치가 팔렸지만 그동안 주로 부유층 프라이빗뱅킹(PB) 고객들이 증여 등의 목적으로 찾았답니다.

구현수 신한은행 상품개발실 과장의 설명을 소개하지요.

“금은 2000년대 들어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는 데다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의 수요로 전망도 밝습니다. 하지만 국내 금 시세는 국제 금 시세와 원-달러 환율이라는 두 가지 변수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을 잘 살펴 투자해야 합니다.”

즉, 국제 금 시세가 올라도 환율이 더 많이 떨어지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죠.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 추세에선 시세 차익을 올리기 쉽습니다.

또 금 시세는 변동성이 커서 2005년 5월 가입한 고객은 이달 21일 기준으로 45.66%의 매매 차익률을 올린 반면 지난해 8월 가입한 고객의 매매 차익률은 2.35%에 그쳤습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요즘처럼 변동성이 큰 장세에선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되, 그렇다고 투자에서 손을 떼지는 마라”고 충고합니다.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조언입니다.

금 시세 변동 추이
시기g당 국내 금 시세 (단위: 원)트로이온스당 국제 금 시세(단위: 달러)
2004년 12월 30일1만4631.48436.96
2005년 12월 30일1만6610.30514.38
2006년 12월 30일1만8974.05634.92
2007년 8월 20일 2만18.86655.70

1트로이온스는 약 31g. 자료: 신한은행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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