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지영이들에게”…‘82년생 김지영’ 정유미x공유가 전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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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14일 1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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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많은 지영이들이 ‘이런 길을 걸어가고 있구나’ 하고 한 번쯤 바라보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도영 감독)

누군가의 딸이자 아내, 동료이자 엄마로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 결혼과 출산 후 자신의 일을 접고 엄마와 아내로 바쁜 일상을 보내던 그는 요즘, 조금씩 생각에 잠기는 순간이 잦아졌다.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정유미, 공유 주연의 ‘82년생 김지영’이 베일을 벗었다.

1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82년생 김지영’(감독 김도영)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김도영 감독을 비롯해 정유미와 공유가 참석해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82년생 김지영’ 출연 이유부터 연기 등 다양한 이야기에 대해 털어놨다.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 분)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조남주 작가의 동명 원작 소설이 원작이다. 지난 2016년 출간 이후 2년만에 10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원작은 사회적 화두를 던져 영화화 소식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정유미는 지난해 1월 개봉한 ‘염력’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그는 결혼과 출산 후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상 안에서 자신도 몰랐던 모습과 아픔을 알아가는 김지영 역으로 분했다. 그는 젠더 이슈로 인해 이번 출연이 고민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용기를 내야 하는 건 따로 있다 생각했다. 시나리오를 읽고서 전해야 하는 이야기를 잘 만드는 게 중요한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정유미는 젠더 이슈와 관련해 “그런 얘기들이 오갈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반응들이 나오는데 놀라기도 했지만 영화를 선택하고 하고 싶었던 얘기는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런 마음으로 달려왔던 거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영화가 시나리오를 봤을 때 만큼의 어떤 느낌들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며 “아쉬운 점들이 있지만 그래도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하고 위로를 할 수 있는 얘기가 나오지 않았나 한다”고 고백했다.

공유는 ‘부산행’ ‘밀정’ 이후 3년여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해 관심을 모은다. 그는 김지영의 남편 대현 역을 맡아 지영을 걱정하고 지켜보는 모습을 그려냈다. 그는 출연 이유에 대해 “시나리오 처음 접했을 때 드는 생각은 가족이었다”며 “영화 찍고 관객 분들께 영화 보여드리기 위한 과정 준비하면서 (출연 이유를) 다시 생각했다”며 “이 영화를 왜 했을까 하는 생각 다시 한 번 했는데 저는 이 시나리오를 읽고 제가 위로를 받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처음에 시나리오를 보고 막연하게 이렇게 영화가 이런 이미지로 나오면 좋겠다 했다”고 운을 뗀 후 “관객들이 내가 시나리오를 보고 느낀 감정에 공감하고, 위로가 되는 부분들을 관객도 느끼셨으면 좋겠다 막연한 생각을 했다. 영화 보고 그렇게 잘 만들어진 것 같다. 이 영화 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애정을 보였다. 젠더 이슈와 관련해서는 “크게 생각을 안 했던 것 같다”며 “캐스팅 되고 제작이 되는 과정이 힘들다고 느끼지 않았다. 뭐가 됐든 영화가 잘 만들어졌고 관객들이 보시는 생각하니까 각자 기준과 관점에 따라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다”고 답했다.

김도영 감독은 두 배우와의 작업 소감도 밝혔다. 그는 “만났을 때 너무 운이 좋다는 생각을 했다”며 “정유미 배우는 김지영이라는 인물에 고민이 많았다. 평범함을 연기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가족의 일원으로서 사회 일원으로서 흔들리고 있는 사람을 어떻게 그릴까 궁금했는데 정유미를 만나 안도했다”고 칭찬했다.

또 김 감독은 “공유는 ‘도깨비’ 이미지가 있어서 어떻게 현실에 발붙인 남편 역을 해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첫 리딩 때 굉장히 놀랐다. 공유 안에 있는 평범한 모습들, 그리고 이 역할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수행해야 하는 바도 잘 이해하고 있었다”며 “대현이라는 인물이 잘 울기도 해야하는데 굉장히 잘 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유미와 공유는 ‘도가니’ ‘부산행’ 이후 세 번째로 만나 호흡했다. 정유미는 “(공유와) 편한 사이가 돼서 부부로 만나 호흡을 한다는 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짧은 시간 안에서 해내야 하는 게 많은데 알고 지낸 사이여서 편했던 것 같다. 감사한 일”이라고 재차 말했다.

이에 공유는 “서로 알고 지낸지가 꽤 됐다”며 “처음부터 영화 찍을 때 몰랐던 상대 배우라면 적응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는데 서로 성격도 잘 알고 일할 때 모습 잘 알아서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번에는 조금 더 밀접한 관계였는데 실제 저희 나이와 비슷한, 서로 같이 함께 아이를 낳고 살고 있는 부부 역할이어서 그게 오히려 연기할 때 편하고 좋지 않았나 했다”며 “신혼신이 밝은 신인데 보기 힘들더라. 친해서 대부분 애드리브였는데 정유미씨가 그 애드리브를 익숙한데 익숙하지 않게 리액션을 받을 때가 있다. 그게 유미씨가 가진 특성 아닌 특성인 것 같다. NG인지 연기인지 잘 분간이 안 될 때가 있더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김도영 감독은 소설 각색 방향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원작이 화제가 많이 됐고 큰 사랑을 받았는데 이 작품을 어떻게 연출해야 하나, 어떤 좋은 서사로 관객과 만나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며 “사회적 의제와 원작의 방향을 녹여내려고 했다. 자신의 말을 잃어버린 여자가 자신의 말을 찾는 과정이라 생각했다. 처음에는 말이 없고 다른 사람의 다른 사람의 입을 빌려 말하던 지영이가 자신의 말을 찾고 성장해 가는 이야기로 그런 방향으로 각색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희망적인 방향과 관련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원작에서는 씁쓸한 현실을 보게 되는데 2019년을 살아가는 김지영에게는 ‘괜찮다, 더 좋아질 거야’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면서 “지영이 엄마보다 지영이가, 또 지영이보다 그의 딸 아영이가 더 나은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 조남주 작가님이 (영화에 대해) ‘선물을 받은 것 같다’는 문자를 보내주셔서 저 또한 선물을 받은 것 같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현실적인, 평범한 김지영을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던 과정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정유미는 “저도 30대이긴 하지만 지영이 같은 삶을 살아보진 않았어서 공감 보다는 이 캐릭터를 잘 표현해냄으로써 이야기를 같이 나누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그래서 주변 분들에게도 많이 물어봤다. 정말 그렇게 지내시는 분들에 주변에도 많더라. 신경 썼던 부분은 어렵거나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분들은 소설을 읽어가며 감독님께 여쭤가며 촬영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또 정유미는 “저도 딸로서 공감한 부분에 있어서는 가족이나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작품 해도 되나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며 “제 고향이 부산이라 떨어져서 사는데 멀리서나마 이런 마음으로 부모님께 이런 영화를 찍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 영화를 계기로 뭐가 달라지겠냐만은 이전보다 달라질 것 같은 마음, 다른 용기가 생긴 것 같다”는 진심을 털어놨다.

끝으로 공유는 “이렇게 다양한 관객 분들의 반응이 기다려지는 게 처음이다. 제가 느낀 부분들을 공유하셨으면 하는 게 큰 바람이지만 판단은 관객 분들이 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겸허하게, 이런 저런 얘기해주시는 걸 기다리겠다”며 “진심만 잘 닿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유미도 “성별과 나이 구분 없이 이 영화를 다양하게 볼 수 있는 마음이 다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한마음으로 진심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생각한다. 그게 크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도영 감독은 “주변의 엄마, 누이, 동생, 딸, 동료, 후배, 친구들까지 둘러보게 되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며 “이 세상의 많은 지영이들이 이런 길을 걸어가고 있구나 한 번쯤 바라보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 상업영화에서 엄마와 딸 서사들이 많이 나와서 더 멋진 지영이들의 서사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털어놨다.

한편 ‘82년생 김지영’은 오는 23일 개봉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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