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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중 대주교 “3·1운동, 천주교회는 제 구실 다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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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중 대주교 “3·1운동, 천주교회는 제 구실 다 못했다”

뉴시스입력 2019-02-20 17:52수정 2019-02-2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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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천주교계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고통을 외면한 자신들의 과거사를 참회하고 사과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72)는 20일 ‘3·1운동 100주년 기념 담화’에서 “100년 전에 많은 종교인이 독립운동에 나선 역사적 사실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러나 그 역사의 현장에서 천주교회가 제 구실을 다하지 못했음을 고백한다”고 밝혔다.

1919년 3·1운동은 종교계가 주도했다. 하지만 천주교는 공식적으로 함께 하지 않았다. 당시 민족대표 33명은 천주교를 제외한 종교인들로 구성했다. 천도교 15명, 기독교 16명, 불교 2명 등이다. 한국 천주교가 과거사에 대해 우회적으로 언급한 적은 있으나 공개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주교는 “조선 후기 한 세기에 걸친 혹독한 박해를 겪고서 신앙의 자유를 얻은 한국 천주교회는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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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까닭에 외국 선교사들로 구성됐던 한국 천주교 지도부는 일제의 강제 병합에 따른 민족의 고통과 아픔에도, 교회를 보존하고 신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정교분리 정책을 내세워 신자들의 독립운동 참여를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나중에는 신자들에게 일제의 침략 전쟁에 참여할 것과 신사 참배를 권고하기까지 했다”고 고백했다.

김 주교는 “3·1 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며 한국 천주교회는 시대의 징표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채 민족의 고통과 아픔을 외면하고 저버린 잘못을 부끄러운 마음으로 성찰하며 반성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당시 교회 지도자들의 침묵과 제재에도, 개인의 양심과 정의에 따라 그리스도인의 이름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한 천주교인들도 기억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들의 발자취를 찾아 기억하려는 것은, 한국 천주교회의 지난 잘못을 덮으려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아픔과 좌절에도 쓰러지지 않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했던 그들을 본받고 따르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3·1 독립 선언서는 우리 민족의 독립이 세계 평화와 인류 행복의 단계라고 명시했다. 김 주교는 “신분과 계층, 이념과 사상, 종교가 다르더라도 우리 민족은 독립이라는 목표를 위하여 열과 성을 다하고 목숨까지 바쳤다”고 해석했다.

“우리는 3·1 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아 서로의 다름이 차별과 배척이 아닌 대화의 출발점이 되는 세상, 전쟁의 부재를 넘어 진정한 참회와 용서로써 화해를 이루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김 주교는 “한국 천주교회는 과거를 반성하고 신앙의 선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후손이 돼, 한반도에 참평화를 이루고, 더 나아가 아시아와 세계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기도하며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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