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왕자와 재봉사 소녀… “우리는 비밀 친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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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와 드레스메이커/젠 왕 지음·김지은 옮김/288쪽·1만6000원·비룡소(초등1, 2학년)

벨기에 왕자 세바스찬이 프랑스 파리에 온다는 소식에 사교계가 들썩인다. 열여섯 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무도회에서 신부를 찾는다고 했기 때문이다. 의상실에서 일하는 소녀 프랜시스는 무시무시하게 보이는 옷을 만들어 달라는 숙녀의 의뢰를 받고 도발적인 의상을 만든다. 파티에서 이 옷을 본 이들은 경악한다. 세바스찬은 프랜시스를 은밀히 고용해 자신의 옷을 만들게 한다. 요구한 옷은 여성 드레스. 세바스찬은 여자 옷을 입는 걸 좋아하지만 비밀로 꼭꼭 숨겨야 했다.

세상이 바라는 모습에 맞춰 살던 세바스찬이 프랜시스와 친구가 돼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 아슬아슬하면서도 짜릿하게 펼쳐진다. 의상 디자이너를 꿈꾸며 스스로 길을 개척하는 프랜시스는 당차다. 용감하고 멋진 왕자, 왕자를 만나 신분 상승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정면으로 뒤집는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역할을 요구하고, 한계가 분명하다고 강요하는 세상에 통쾌하게 맞서는 둘은 진정한 내 모습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통통 튀는 이야기에 생동감 넘치는 그림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만화계의 권위 있는 상인 ‘2019 아이스너상’ ‘2019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젊은 독자상’ 수상작.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2019 아이스너상#왕자와 드레스메이커#젠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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