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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속의 한국 외교의 길 [청년이 묻고 우아한이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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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 속의 한국 외교의 길 [청년이 묻고 우아한이 답하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입력 2019-07-04 14:00수정 2019-07-0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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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미국과 중국의 대립구도가 본격화되면서 한국도 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은 화웨이 제재와 남중국해상 항행의 자유 작전 등에 한국이 동맹국으로서 동참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이 경우 중국이 사드 배치 갈등 당시 이상의 경제적 보복을 가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택할 수 있는 외교적 옵션은 미국과 중국 중 양자택일 이외에도 어떠한 것들이 있으며, 단순 양자택일이 불가능하다면 양국 사이에서 최대의 실리를 챙길 수 있는 한국의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외교 옵션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장성진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16학번(서울대 한반도문제연구회)

Q. 미중 무역 갈등의 변수가 한반도 안보와 북한 비핵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궁금합니다. 미중 무역 갈등에 대한 트럼프-시진핑 논의가 북한에 대한 남한, 미국의 입장 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이에 따라 대한민국의 국가안보 및 대북 정책에는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이소연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13학번(아산서원 14기)


A. 미중경쟁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부각되고 있지만 중국의 부상이 본격화 된 2000년대 초반 이후 지속되어 온 문제였습니다. 미국은 중국을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의 일원으로 만들려 노력했지만 정작 중국의 셈법은 달랐던 것 같습니다. 중국은 힘이 커갈수록 공세적인 외교를 전개해 왔고 미국은 이를 견제하기 위해 오마바 행정부의 아태재균형정책,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인도태평양전략과 같은 대중국 전략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매년 6%이상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도전을 뿌리치는 일은 쉽지 않은 과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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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못지않은 공세적인 외교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2017년 12월 백악관이 국가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tarategy)을 발표하고 중국을 수정주의(revisionist) 국가로 부르며 적극 대응하고 있습니다. 군사적으로는 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 작전(operation freedom of navigation)’을 전개하며 중국에게 경고를 하고, 경제적으로는 2000억 달러에 상당하는 중국산 수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화웨이 등과 같은 중국의 첨단기술 기업에 대한 부품 제공을 국가안보를 이유로 제한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국들에게 미국의 대중국 압박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물론 중국 역시 가만히 있지는 않고 있습니다. 미국의 관세보복에 맞대응하고 있고, 미국의 동맹국들이 중국 기업에 대한 압박에 동참할 경우 보복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더욱 공세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2016년 사드 배치 당시 한국에 대해 경제보복을 한 중국은 지난 6월 27일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개최한 한중 정상회담에서 다시 한 번 사드 문제를 꺼내들었습니다. 때 지난 이야기를 지금 다시 꺼내든 것은 미국의 입장에 동조할 경우 사드 보복과 같은 경제보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 것으로 봅니다.

미중 사이에서 마치 샌드위치가 된 것처럼 어려운 상황에 처한 우리나라지만 나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고 봅니다. 먼저 미중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면 당연히 미국입니다. 네 가지 이유에서 그렇습니다. 먼저 미국은 우리의 동맹국입니다. 동맹이라는 것은 서로 공격을 받게 될 경우 같은 편이 되어 싸우기로 한 약속입니다. 따라서 어떤 국제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최우선적으로 지지를 해주는 관계입니다. 그러한 신뢰가 쌓이지 않으면 동맹이 유지되지 않습니다.

둘째, 미국은 우리가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미중 패권경쟁이 지속되고 승패가 갈리면 세계질서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중국의 모습은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와는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셋째, 국력차입니다. 아직까지 중국은 경제력은 물론이고 군사력에서 미국과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1949년으로부터 100년이 되는 오는 2049년에 세계 1위의 국가가 된다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곰곰이 따져보면 그때까지는 중국의 셈법으로도 미국이 세계 1위라는 의미입니다. 당연히 가장 강한 나라의 편에 서는 것이 유리하겠죠.

마지막으로 지리상의 위치입니다. 미국은 태평양 건너편에 있는 나라입니다. 따라서 우리와 충돌하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반면에 중국은 우리와 인접해 있습니다. 서해에서의 해상경계선 문제도 남아 있고 동북공정과 같은 역사문제도 있습니다. 중국의 정치적 영향력 문제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상을 고려해보면 우리가 오늘 당장 편을 정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을 맞게 되면 당연히 미국을 선택해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미국을 선택한다고 해서 무조건 미국의 입장을 지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자국의 현실에 맞는 현명한 정책이 필요한 거죠. 우리나라의 경우는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높습니다. 총 수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제1의 교역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정책을 추진할 때에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봅니다. 정치적으로는 한미동맹을 강조하며 미국과의 관계를 잘 추진해야 하고, 경제문제에 있어서는 중국의 압박을 최소화 하는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여야 합니다. 단순한 양자택일이 아닌 선택적 협력을 통해 충격을 최소화 해야 한다고 봅니다.

선택적 협력을 하기 위해서는 신중한 의사결정과 위험 분산 정책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동맹국으로서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을 지지하는 대신 화웨이에 대한 부품공급 중단이나 항행의 자유 작전 참여는 뒤로 미루는 겁니다. 그러면서 미중간 타협의 순간을 기다리는 거죠. 실제로 이번 G20 회의에서 미중간 협상재개가 합의되면서 화웨이 문제 역시 당장 입장을 정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정세를 분석하며 최대한 신중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봅니다.

위험 분산 정책은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를 줄여나가는 것입니다. 동남아나 유럽, 미주 등 중국 이외의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중국이 한국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행사하려 할 때 그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중국의 압력으로부터 보다 자유롭게 될 것입니다.

한편, 이번 G20 계기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당초 예상보다 북한 문제의 비중이 크지 않았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전에 북한을 방문함으로써 한반도 문제에 있어 자신의 위상을 과시하려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 직전에 트위터를 통해 미북 정상회동을 제안하면서 상황을 반전시켜버렸습니다. 이후 판문점에서의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중국의 입김을 배제하는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핵문제를 둘러싼 중국의 영향력은 향후 점점 더 부각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국이 북핵문제에 관여하고 북한 편을 드는 이유는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미국에게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인식과 함께, 협상을 통해 한반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함입니다. 이는 북핵 문제 해결 이후에도 한반도의 안정을 위해 한미동맹을 유지해야 하는 한국의 입장과 충돌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한미동맹을 잘 관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다고 봅니다.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중국의 영향력도 고려해야 해서 앞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들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미래 전략상황을 이해하고 잘 준비된 행보를 전개해야 합니다. 현실에 기반한 정책을 전개하고 우리 선택이 가져오게 될 파장을 고려해야 합니다.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주변국과의 협력을 심화시켜나가고 이 과정에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일관된 노력을 전개해야 합니다. 상황 변화에 대응하는 유연성을 가져야 하겠지만 우리의 원칙을 일관되게 견지함으로써 주변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굳건함을 보여야 합니다. 그러지 못할 경우 구한말과 같이 주변 강대국의 영향력에 휩쓸릴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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