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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포트]日시장 온 듯… 伊 옮겨놓은 듯… 현지 음식문화 체험 “원더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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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포트]日시장 온 듯… 伊 옮겨놓은 듯… 현지 음식문화 체험 “원더풀”

박용 특파원 입력 2018-12-01 03:00수정 2018-12-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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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외식업 새 트렌드 ‘테마 푸드홀’
일본 음식 테마 푸드홀인 ‘저팬빌리지’가 들어선 미국 뉴욕 브루클린 선셋파크의 복합상가 인더스트리시티 건물. 외벽에 일본 전통 화풍의 대형 잉어 그림 벽화가 그려져 있어 멀리서도 일본 관련 상가라는 걸 한눈에 알 수 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11월 2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선셋파크 복합상가인 인더스트리시티. 건물 외벽에 일본 전통 화풍의 잉어 그림 벽화가 치장돼 있어 멀리서도 일본 관련 상가임을 알 수 있었다. 입구엔 개업 축하 화환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고 일본 음악이 주말을 맞아 외식과 쇼핑을 나온 뉴욕 시민들을 맞았다.

일본 음식 테마 ‘푸드홀’ 저팬빌리지가 전날 이곳에 문을 열었다. 약 1860m² 규모로 오로지 일본 음식과 식재료만 파는 ‘일본 테마 푸드홀’이다. 매장 한쪽엔 일본 수산물과 일본산 쇠고기 와규 같은 식재료를 판매하는 일본 슈퍼 ‘선라이즈마켓’이 자리 잡았고, 다른 쪽엔 오사카 거리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오코노미야키, 다코야키 등 길거리 음식부터 라멘, 야키소바, 스시, 우동, 벤토 등 일본 대표 음식을 판매하는 음식 코너 11개가 들어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뉴욕에 많은 일본 음식점 콘셉트가 나왔지만 규모와 범위에서 저팬빌리지와 비교할 수 있는 곳은 없다”고 전했다.

○ 일본 테마 푸드홀 뉴욕에 상륙하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이탈리아 음식 테마 푸드홀인 ‘이털리’의 식재료 판매 코너.
세계 음식의 천국인 뉴욕에는 가타기리, 다이노부 같은 일본 슈퍼 체인과 다양한 일식당, 이자카야 등이 영업하고 있다. 하지만 한곳에서 일본 음식, 술, 식재료를 모두 접할 수 있는 일본 테마 푸드홀은 저팬빌리지가 처음이다. 문을 연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아 텅 빈 슈퍼 진열대나 불이 꺼진 바 등 공간이 일부 남아있지만 다음 달엔 사케, 일본 위스키 등을 판매하는 일본 주류 전문점과 이자카야 등이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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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 없는 일본 여행’이란 모토를 내세운 저팬빌리지 창업자는 선라이즈마켓 소유주로 알려진 일본계 토니 요시다 씨. 그는 맨해튼 이스트빌리지에서 수십 년 전부터 여러 식당을 운영했으며 ‘미슐랭 스타’를 받은 고급 일식당 ‘쿄야(KyoYa)’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저팬빌리지 경영에 참여한 그의 아들 다쿠야 씨는 외식 전문지 ‘이터(Eater)’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맨해튼의 슈퍼보다 일본의 시장에 와 있는 듯한 분위기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며 “이곳의 모든 음식은 일본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음식이지 아시아 퓨전 음식 같은 건 아니다”고 말했다.

저팬빌리지는 단순한 일본 음식이나 식재료로 승부하진 않는다. 일본인 특유의 손님 접대 문화인 ‘오모테나시(お持て成し)’를 비롯해 커뮤니티, 일식의 3가지를 강조하고 있다.




○ 뉴욕의 국가 테마 푸드홀 원조는 ‘이털리’

세계 음식의 격전장인 뉴욕에선 저팬빌리지처럼 특정 국가나 지역의 음식으로 꾸민 ‘싱글 퀴진 푸드홀(Sigle-cuisine food hall)’이 새로운 외식업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싱글 테마 푸드홀의 원조는 2010년 ‘다리미 빌딩’으로 불리는 플랫아이언 빌딩 근처에 문을 연 푸드홀 ‘이털리(Eataly)’다.

11월 28일 오후 3시경 찾아간 이털리 매장은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관광객과 늦은 식사와 쇼핑을 하는 시민들로 붐볐다. ‘Italian is Everywhere(이탈리아인은 어디에나 있다)’라고 적힌 남색 티셔츠를 입은 직원에게 이털리 이름의 뜻을 물었더니, “먹다(Eat)와 이탈리아(Italy)의 합성어로 ‘이탈리아를 먹는다’는 뜻”이라며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매장 내부에 들어서면 이탈리아 브랜드 커피숍, 젤라토 아이스크림 가게, 이탈리아 디저트 전문점, 이탈리아 햄과 치즈 매장, 이탈리아식 빵집, 이탈리아 샌드위치 가게, 와인바 등이 줄줄이 나타난다. 복도 양편에는 이탈리아식 과자와 사탕 등이 진열돼 있었다. 50년 넘은 이탈리아 전문 독립서점 리졸리는 이곳에서 이탈리아 요리 책 등을 판매한다.

이곳에서 이탈리아 디저트 가게를 운영하는 이탈리아 토리노 출신 파티시에 카티아 델로구 씨는 가게 벽에 큼지막하게 자신의 얼굴 사진과 뉴욕에 오게 된 동기, 이탈리아 각 지역의 디저트를 표시한 지도를 붙였다. ‘나는 우리 고향의 풍부한 음식 역사를 공유하고 최상급 이탈리아 디저트를 소개하기 위해 뉴욕에 왔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탈리아를 가지 않아도 이탈리아를 느끼고 즐기고 배울 수 있는 셈이다.

2007년 토리노에서 처음 문을 연 이털리가 뉴욕은 물론이고 한국 현대백화점 판교점 등 세계 40개 점포를 운영하는 이탈리안 푸드홀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음식 문화와 경험을 판매하는 통합 서비스 모델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오스카 파리네티 이털리 창업자는 “이털리의 성공은 우리의 철학과 관련이 있다”며 “고품질 음식을 먹고 쇼핑하고 배우는 세 가지 활동이 다른 곳에서는 공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국가대표 푸드홀이 이끄는 ‘음식 올림픽’ 경쟁

이털리의 성공 이후 2015년 맨해튼 배터리파크 복합쇼핑몰 브룩필드 플레이스에 프랑스를 테마로 한 푸드홀 ‘르 디스트릭트(Le District)’가 들어섰다. 한곳에서 프랑스 음식이나 와인을 즐길 수 있고, 프랑스 요리에 필요한 다양한 식재료도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털리보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서비스를 강조한다.

이탈리아, 프랑스, 일본에 이어 스페인 테마 푸드홀도 내년에 뉴욕에 들어선다. 스페인을 테마로 한 푸드홀 ‘메르카도 리틀 스페인(Mercado Little Spain)’이 맨해튼 서쪽의 개발지역인 허드슨 야드에 내년 봄 문을 열 예정이다.

○ 뉴욕에 ‘K푸드홀’ 등장할까

한식인 ‘K푸드’는 뉴욕 맨해튼 32가 코리아타운과 플러싱, 뉴저지주 등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올해 한국의 삼원가든이 코리아타운에 진출했고, 코리아타운 밖에선 미슐랭 스타를 받은 퓨전 한식당 ‘꽃(Cote)’ 등이 뉴요커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아직은 기획력과 자본력이 부족해 한국의 음식 문화와 경험을 서비스하는, 이털리와 같은 체험형 국가 테마 푸드홀로 발전하진 못했다.

박진배 뉴욕 패션기술대(FIT) 교수는 “싱글 퀴진 푸드홀의 경쟁력은 서비스 경험을 강조하는 기획력과 자본력”이라며 “최근 한국 음식 문화를 알리고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는 푸드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샘표는 9월 한국의 장 문화와 한식 레시피를 알리는 ‘연두 컬리너리 스튜디오’를 맨해튼의 식품특구로 떠오르고 있는 프런트 스트리트 지역에 열었다. 신세계는 식당과 슈퍼를 결합한 ‘그로서란트(Grocery+Restaurant)’ 모델인 PK마켓으로, 내년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미국 진출을 추진한다. 이 회사는 뉴욕 진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테마 푸드홀#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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