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PO 미디어데이 릴레이 기싸움] ‘공적’ 강동희, 허재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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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6일 07시 00분


우승 트로피는 누가 갖고 갈까. 전자랜드 유도훈, KT 전창진, KGC 이상범, 동부 강동희, KCC 허재, 모비스 유재학 
감독(왼쪽부터)이 5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끝난 뒤 챔피언 결정전 우승 트로피에 손을 얹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우승 트로피는 누가 갖고 갈까. 전자랜드 유도훈, KT 전창진, KGC 이상범, 동부 강동희, KCC 허재, 모비스 유재학 감독(왼쪽부터)이 5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끝난 뒤 챔피언 결정전 우승 트로피에 손을 얹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KCC 경험 많은 강팀”…허재는 “동부보다 모비스”
모비스 유재학 “전태풍 스트레스…양동근 자극제”


웃음 속에 칼날이 숨겨져 있었다.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한 6개 팀 감독들이 5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저마다 우승을 향한 의지를 내비쳤다. 7일부터 시작되는 6강 PO에 진출한 4명의 감독과 정규리그 1·2위에 올라 4강에 직행한 동부 강동희 감독, KGC인삼공사 이상범 감독까지 6명 모두가 참석한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감독들은 저마다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강동희 감독이 꼽은 우승 후보는 KCC

KBL 역사상 최다승(44승)·첫 8할 이상(0.815) 승률이란 압도적인 성적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동부는 역시 ‘공공의 적’이었다. ‘우승 후보’ 한 팀을 뽑아달라는 질문에 나머지 5개 팀 감독은 모두 동부를 지명했다. 반면 강 감독은 “정규리그 성적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머지 5개팀 모두 강력한 우승후보라고 생각한다”며 살짝 비켜가다가 “굳이 한 팀을 꼽자면 KCC다. 6라운드 마지막에 좋은 경기력을 보였고, 플레이오프 경험도 많은 가장 강한 팀이다”고 했다.

○허재 감독 “하승진, 신바람 농구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

KCC 허재 감독은 강 감독이 KCC를 우승후보로 지목하자 “농구를 다 떠나 (강 감독이)워낙 친한 동생이라 치켜세워준 것일 뿐”이라며 “일단 동부보다 먼저 모비스를 생각하고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했다. 간판 선수인 하승진에 대해 “승진이가 기복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신바람을 타면 큰 일을 낼 수 있을 것이다. 분위기를 맞춰줄 것”이라고 했다. 모비스와의 일전에 대해선 “함지훈도 있지만, 그 보다도 (모비스)유재학 형님이 워낙 경험이 풍부해 어느 때보다 긴장된다”고 덧붙였다.

○유재학 감독 “(양)동근이가 스트레스 받는다면 좋은 일”

KCC 전태풍과 모비스 양동근 등 걸출한 두 가드의 맞대결이 화제에 오르자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작년 시즌까지만 해도 태풍이가 동근이를 만나면 어려워했는데, 올해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 같아 동근이가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 그렇다면 (자극이 돼서)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KCC 허재 감독은 “태풍이가 동근이와 자존심 싸움을 한다면 못하게 말릴 것”이라면서 “팀이 전체적으로 해야지, 개인 플레이가 우선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상범 감독 “우리 농구만 하면 충분히 승산 있다”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KGC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은 상대팀보다 스스로에게 이번 PO 결과가 달려있음을 수차례 강조했다. 수년간 리빌딩 작업으로 고전하다 이번 시즌 초반부터 패기를 앞세워 4년만에 팀을 PO로 이끈 이 감독은 “큰 욕심을 갖고 있다”며 대권에 대한 강한 희망을 내비친 뒤 “단기전 경험 부족에 대한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데, 젊은 패기로만 나간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상대팀이 누구든 상관 없다. 우리 팀 색깔인 빠르고 스피드 있는 농구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울며 겨자먹기’로 로드 선택한 전창진 감독

KT 전창진 감독은 시즌 초반부터 용병 찰스 로드의 교체를 꾸준히 언급해왔지만, 이번 PO에서도 결국 그를 데리고 대사를 치르게 됐다. 전 감독은 “3라운드 들어 교체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영입 리스트에 올라있던 선수들이 다른 리그로 진출해 대체 선수가 없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한 뒤 “로드가 외곽에 나가 슛을 던지는 것을 (내가)싫어하는 게 아니라 조직적 플레이가 필요할 때 돌출행동을 하는 게 문제였을 뿐이다”고 설명했다. 숙소를 내보냈던 로드가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간곡하게 부탁했다는 뒷얘기도 곁들였다.

○유도훈 감독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는 점 잊지 않겠다”

PO행 막차 티켓인 6위로 올라온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기회가 자주 오는 게 아니다. 작은 기회라도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일단 6강 PO가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문태종과 로버트 힐의 비중이 큰 게임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활발하게 공격해 주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 자신감을 실어주는 미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독들의 말말말

○우리 빼고요?(동부 강동희 감독. 우승후보 한팀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잠시 당황한 표정으로)

○모자이크 처리하면 되잖아요. 우리끼리 해요.(KCC 허재 감독. KGC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이 화장실을 급히 가는 바람에 감독 단체 사진 촬영이 늦어지자 농담 삼아 이 감독 없이 하자면서)

○1승5패한 KGC랑 붙고 싶어요.(모비스 유재학 감독. 동부 강동희 감독과 KCC 허재 감독이 챔프전에서 붙고 싶은 상대로 나란히 KT 전창진 감독을 지목하자, 자신은 정규시즌 만회를 위해 이상범 감독을 선택하겠다며)

○그것까지 말씀드릴 수야 없지요.(KGC인삼공사 이상범 감독. 수비 전술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말에 설명을 부탁하자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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