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무장괴한들, KOTRA 무역관장 ‘표적 납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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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운전기사는 현장에 남겨… 반군이나 알카에다 소행 가능성
정부 대책반 꾸리고 방문금지 경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근무하는 한석우 KOTRA 무역관장(39)이 퇴근길에 무장괴한에게 납치됐다. 리비아에서 한국인이 피랍된 것은 처음이다.

20일 외교부에 따르면 19일(현지 시간) 오후 5시 반경 무역관에서 퇴근하던 한 관장의 차를 괴한 4명이 가로막고 총으로 위협해 납치한 뒤 트리폴리 서쪽으로 도주했다. 한 관장이 타고 있던 관용 차량과 이라크인 운전기사는 현장에 남겨졌다. 정부 당국자는 “무장괴한들이 퇴근하는 한 관장을 미행하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납치사건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개인이나 단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리비아 정세가 불안정한 만큼 친카다피 성향 반군의 소행일 개연성이 크지만 알카에다 등 이슬람 급진세력의 개입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납치세력과 대사관은 제3자를 통한 간접 채널로 연락이 닿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관의 현지 직원인 나디야 아라마단 씨(여)는 동아일보와의 국제통화에서 “리비아 경찰이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무역관 직원들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첫 해외 한국인 피랍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정부는 곧바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외교부는 관계부처 대책반을 구성했고 스위스를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 사건을 즉시 보고했다. 정부는 리비아 정부와 이 지역 민병대를 접촉해 한 관장의 소재 확인과 안전한 석방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리비아 전역에 여행 금지를 권고하는 특별여행경보가 발령됐다. 외교부는 현지에 거주하는 국민은 조속히 안전한 국가로 철수하라고 권고했다. 리비아에는 교민 551명이 거주하고 있다.

조숭호 shcho@donga.com·이세형 기자
#리비아#무장괴한#KOTRA#한석우#피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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