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접을건 접는다’… 사업재편 승부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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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윈 등 1조9000억, 한화에 매각… 양측 주력사업에 집중 ‘윈윈 빅딜’
삼성 “매각대금으로 전자社 인수”

삼성그룹이 석유화학 및 방위사업 계열사 4곳을 한화그룹에 넘기는 등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 계약이 성사됐다.

삼성그룹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기 부재 속에 “접을 사업은 접는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냉철한 리더십이 부각되는 사안이어서 의미가 작지 않다. 삼성 내부에서는 “현재 상황이 외환위기 때보다 더 큰 위기라고 보고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며 “매각 대금으로 전자 또는 의료기기 등과 관련한 사업체를 인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그룹도 이번 M&A를 통해 석유화학과 방위사업 분야에서 국내 1위로 도약한다.

한화그룹은 26일 “㈜한화가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이 보유한 삼성테크윈 지분 전량(32.4%)을 84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또 “한화케미칼과 한화에너지가 공동으로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자사주 제외)를 1조6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며 “총 인수 대금은 1조9000억 원”이라고 덧붙였다. 단, 향후 경영성과에 따라 한화그룹은 1000억 원을 삼성그룹에 추가 지급할 수도 있다.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은 각각 삼성탈레스와 삼성토탈의 지분 50%씩을 가지고 있어 한화그룹은 이들 회사에 대한 공동 경영권도 확보했다. 두 그룹은 내년 상반기(1∼6월) 안에 가격 정산 후 거래를 마칠 예정이다.

인수 금액을 두고는 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상장회사인 삼성테크윈 주가로 계산하면 한화그룹은 약 40%(약 3400억 원)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급한 셈이다. 그러나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서치 보고서에서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 합병 당시를 기준으로 환산한 삼성종합화학의 가치만 2조6000억 원”이라며 한화의 인수 금액이 낮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경영권 보호를 위해 2조2000억 원어치의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또 제일기획 주식 1150만 주도 2208억 원에 매수키로 했다.

주성원 swon@donga.com·김호경 기자
#이재용#삼성#테크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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