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빠진 코스피 2000도 깨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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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개월만에… 코스닥 5% 급락
5000억 안정자금 조성 발표에도 공포 짓눌린 ‘개미’들 매도 나서


추락을 거듭하던 국내 증시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코스피 2,000’마저 붕괴되며 22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버팀목이 사라진 주식시장의 급락이 소비와 투자 위축 등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1.10포인트(1.53%) 하락한 1,996.05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0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6년 12월 7일(1,991.89)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5거래일 연속 연중 최저점을 갈아 치우며 지난주 2,100이 무너진 데 이어 일주일도 안 돼 2,000 선을 내줬다. 코스닥지수도 5.03% 급락한 629.70에 마감하며 630 선이 붕괴됐다. 2017년 8월 1일(629.37) 이후 최저치다.

이날 주가 하락을 이끈 것은 증시의 바닥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공포에 짓눌린 ‘개미’들이었다.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에서 4880억 원, 코스닥시장에서 3065억 원 등 8000억 원가량을 내던졌다. 외국인도 이날 1600억 원 이상의 코스피 주식을 순매도하는 등 이달 들어서만 국내 증시에서 4조6000억 원가량을 빼갔다.

새로운 악재가 없는데도 대내외 불안 요인들로 투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작은 자극만 가해져도 대규모 투매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국내 증시가 가장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어 우려가 높다. 이달 들어 29일까지 코스피는 14.8%, 코스닥지수는 23.4% 급락했다. 이 기간 국내 증시에서 293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금융위원회가 이날 ‘금융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증시 안정을 위해 5000억 원을 조성한다고 발표했지만 2,000 선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코스피#증시#코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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