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작은 마을 공략… 지점장 전결… 탈레반 같은 이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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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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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 한델스방켄, 점조직-분권화로 성공

스웨덴 2위 은행인 한델스방켄은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탈레반’이란 별명을 얻었다. 아프가니스탄 일대에서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는 게릴라 군사조직인 탈레반처럼 작은 시골 마을에까지 들어가 지점 위주의 영업을 하기 때문이다. 또 이슬람 근본주의를 추종하는 탈레반처럼 은행업의 근본인 고객과 직원 간의 유대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남들이 따라하기 힘든 전략으로 다른 ‘일반’ 은행들을 곤혹스럽게 만든다는 의미도 있다.

그러나 가난한 탈레반과는 달리 한델스방켄은 뛰어난 경영성과를 자랑한다. 경제통신사 블룸버그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튼튼한 은행’ 랭킹에서 2011년 2위, 2012년 10위를 차지했다. 2012년 자산규모는 416조 원으로 한국 최대인 우리은행(243조 원)의 두 배에 가깝고 연간 순익도 2조 원에 달한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북유럽과 독일, 영국에서 점포수를 많이 늘렸다.

다른 은행들이 어려움을 겪는 동안에도 이처럼 튼튼한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이 은행이 주주뿐 아니라 고객과 직원, 지역사회까지 함께 챙기는 경제민주화 경영모델을 40여 년째 실천해왔기 때문이다. DBR 122호(2월 1일자)에 실린 ‘탈레반 은행’ 한델스방켄의 독특한 경영철학을 요약한다.

○ 지역사회와 밀착

한델스방켄은 ‘교회 종탑 원칙(church-tower principle)’으로 불리는 문화를 갖고 있다. 각 지점의 영업은 교회 종탑을 볼 수 있는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으로 그만큼 소규모 지점이 많다. 스웨덴 내 400여 개 지점 중 50여 곳은 다른 은행들이 수익성이 떨어져 들어오지 않는 작은 마을에 자리 잡고 있다.

각 지점에서는 직원이 고객을 친구처럼 이름을 불러가며 친절하게 응대한다.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직원들의 사진과 전화번호, 휴대전화 번호까지 공개한다. 필요하면 언제든 담당직원에게 직접 연락하라는 뜻이다. 고객을 업무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신뢰와 친분을 쌓아가는 이웃으로 보는 것이다.

또 대부분의 업무는 본사에 보고 없이 지점장 선에서 처리한다. 대출 승인도 고객을 제일 잘 아는 직원 개인의 판단에 맡긴다. 본사에서는 예산계획도, 경영목표도 세우지 않고 그저 지점을 지원하고 직원을 교육시키는 역할만 맡는다. 이러다 보니 관리직군이 지점장-지역담당 이사-최고경영자(CEO)의 3단계로 단순화되어 있다.

○ ‘수익은 평균 이상만 내자’

한델스방켄은 다른 은행들처럼 ‘1등을 하자’, 혹은 ‘주주들에게 최대의 이익을 돌려주자’라고 외치지 않는다. 그 대신 ‘업계 평균보다 많은 투자수익’을 내는 것이 연간보고서에도 명시된 공식적인 경영목표다. 화려함보다는 꾸준함을 추구하는 은행이다.

실제로 1970년 이래 업계 평균수익률 이하를 기록한 적이 없고, 2008년과 2009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배당금을 지급했다. 이러한 경영철학이 자리 잡은 것은 1970년부터 1991년까지 근무한 전임 CEO 얀 발란데르 덕분이다. 경제학자 출신인 발란데르는 은행의 실적은 경기상황과 정부의 금융정책과 같은 외부상황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단기수익으로 경영진을 평가하지 말라고 주주들을 설득했다.

○ 직원이 회사의 주인

한델스방켄에는 개인별 혹은 부서별로 지급되는 성과급이 없다. 그 대신 1만1000여 명의 직원들은 매년 은행 실적에 따라 직급에 관계없이 동일한 액수의 자사 주식을 적립받는다. 이 주식은 ‘옥토고넨’이라는 공동 펀드 형태로 운영되며 현재 은행의 약 1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직원은 60세가 되기 전까지는 옥토고넨 펀드를 찾을 수 없다. 퇴직자도 마찬가지다. 직원들이 단기수익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 안목을 갖고 회사를 위해 일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 이런 제도를 만들었다. 현재 30년 장기근속한 직원이 보유한 옥토고넨 펀드의 가치는 14억 원에 달한다. 이 중 약 10%만이 순적립금액이고 나머지는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이다. 이런 시스템하에서 직원들은 회사의 장기 성장을 위해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조진서 기자 cjs@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22호(2013년 2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솔루션 아닌 통찰력을 팔아라

▼ 하버드비즈니스리뷰


지금까지 기업 간 거래(B2B)에서 고객 기업이 문제점은 알고 있으나 해결방법을 제대로 알지 못했을 때 해법을 제시하는 ‘솔루션 영업’이 최고의 대안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고객 기업이 자체적으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당면한 문제점을 스스로 해결하기 시작했다. 제품과 서비스를 복잡한 방법으로 엮은 ‘솔루션’ 판매에 주력했던 영업사원은 이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뛰어난 성과를 내는 새로운 부류의 우수 영업사원이 등장했다. 이들은 필요한 것을 이미 알고 있는 기업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기업을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또 변화 주도자에게 다가갔다. 고객 기업이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내기 전에 개입하는 통찰력도 보여줬다. 우수 영업사원이 솔루션이 아닌 통찰력을 팔기 위해 어떤 전략을 구사했는지 알아본다.


온라인서점 아마존 “고객이 왕”

▼ MBA통신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
미국의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은 ‘고객 강박증(Customer Obsession)’이 제1원칙인 철저한 고객 중심 기업이다. 고객들을 위해 낮은 가격대에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고객이 원하면 수익성은 포기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영업 이익률은 수년째 5% 이하를 고수하고 있다. 그 대신에 고객의 욕구를 최대한 충족시켜서 이용자가 늘면 수익을 내고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선순환 구조를 추구한다. 내부 기획 보고서도 아예 보도자료 형태로 만든다.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 고객도 쉽게 제품의 가치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최대한 비용을 줄이려고 직원 스스로 본사 자동판매기의 내부 전등까지 끌 정도다. 자판기 내부 전등을 꺼도 이용에 전혀 지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아마존의 기업문화를 집중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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