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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디딜 틈 없는 영재학교 입시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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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디딜 틈 없는 영재학교 입시설명회

김수연 기자 입력 2019-11-14 03:00수정 2019-11-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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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자사고 일반고 전환 발표이후 학부모들 관심 영재학교-과학고로
정부, 입시방식 변화 예고했지만 학원들 “준비 끝냈다” 홍보 열 올려
“지금 들어갈 수 있는 반 있어요? 테스트부터 보면 될지….”

12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열린 영재학교 입시설명회 현장. 한 학부모가 학원 관계자를 붙잡고 ‘영재학교 입시준비반’ 커리큘럼을 물으며 분주하게 메모를 했다. 행사장엔 300여 명의 학부모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안내데스크에 올려진 온라인 사전예약 명부에는 ‘○○초 4학년 김△△’ 같은 글자가 자주 보였다. 영재학교는 우수 이공계 인재 발굴을 위해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설립된 고등학교다. 입시 난도가 높다 보니 초등학교 때부터 자녀를 준비시키려는 학부모가 많다.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를 2025년 일괄 폐지하겠다는 정부 정책이 발표되자 영재학교와 과학고 입시로 학부모들이 몰리고 있다. 공부를 좋아하고 실력도 출중한 자녀에게 ‘수월성 교육’을 해주고 싶어 하는 부모들의 수요가 영재학교와 과학고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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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설명회 1부 순서를 맡은 한 학원강사는 “요즘 전국 자사고를 준비했던 학생들이 영재학교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실제로 우리 학원에서도 자사고를 목표로 했던 아이들이 영재학교 준비반으로 옮겨 온 사례가 많다”고 소개했다. 여기서 ‘전국 자사고’란 전국 단위 자사고로 전북 전주 상산고와 민족사관고 등을 말한다. ‘수학의 정석’ 저자 홍성대 이사장이 설립한 상산고는 이공계와 의학계열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지만 2025년엔 일반고로 전환될 위기에 놓였다.

정부는 영재학교 입시 준비에 사교육의 영향력이 크게 미친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입시 방식에 변화를 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학원 관계자들은 새로운 입시에 적응할 수 있는 전략을 이미 세운 듯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 강사는 “영재학교 입시는 1차 서류평가, 2차 지필고사, 3차 캠프(면접 및 팀 프로젝트)로 구성되는데, 이 중 3차에 해당하는 캠프의 난도와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3 교육과정을 과도하게 벗어난 문제는 출제하지 말라는 교육당국의 압박에 따라 이미 많은 영재학교가 2차인 지필고사 난이도를 조정해 왔다”며 “캠프에서 변별력을 갖춘 구술문제나 지필평가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캠프는 학교마다 진행 방식이나 출제 내용이 크게 다르다. 당연히 다량의 데이터베이스(DB)를 갖춘 학원에서 준비하는 것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일부 영재학교는 중3뿐 아니라 실력이 된다면 중2도 입시를 치를 수 있다. 뛰어난 학생에게 기회를 준다는 취지지만, 입시판에선 중2들의 ‘모의고사’처럼 활용되는 경우도 많다. 이날 설명회에서도 “우리 학원에선 중2 때 미리 입시를 치르며 자신감과 담력을 기르게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날 입시설명회의 열기는 전국 단위 자사고 등으로 분산됐던 수월성 교육의 수요가 정권의 변화에 영향을 덜 받는 영재학교와 과학고로 옮겨가기 시작했다는 사례라고 입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정부의 외고·국제고·자사고 폐지 정책은 영재학교나 과학고처럼 살아남는 극소수 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과열 경쟁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영재학교#입시설명회#자사고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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