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슬럼프’ 류현진 사이영상 빨간불… 최근 2경기 분석해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5일 15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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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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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32·LA 다저스)이 2경기 연속 부진했다. 가장 자신 있던 제구력이 흔들리면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도전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류현진은 24일 뉴욕 양키스와의 안방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와 3분의 1이닝 7실점으로 최악의 컨디션을 보였다. 홈런만 3개를 맞았다. 팀이 2-10으로 패하면서 시즌 4패(12승)째를 떠안았고, 평균자책점은 2.00으로 올라 5월부터 지켜오던 ‘1점대’가 무너졌다.

류현진을 무너뜨린 ‘한 방’은 5회 양키스 디디 그레고리우스가 터뜨린 만루홈런이었다. 시속 145.5km 직구가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로 몰렸다. 구석구석을 찌르는 정교한 제구를 자랑하던 류현진에게서 보기 드문 실투였다. 2013년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만루홈런을 허용한 류현진은 “오늘 홈런 맞은 공은 모두 실투였다. 최근 2경기에서 제구가 잘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18일 애틀랜타전에서도 5와 3분의 2이닝 4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이번 시즌 피홈런 15개 가운데 3분의 1인 5개가 최근 두 경기에서 나왔다. 스트라이크 존 경계선을 예리하게 공략하던 제구력이 무뎌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류현진이 ‘섀도우 존(Shadow zone·스트라이크 판정 확률이 50%인 코스)’에 투구한 비율이 12일 등판까지는 44.7%였으나 최근 2경기에서는 38.2%로 줄었다. 섀도우 존은 투구가 스트라이크 존에 살짝 걸치는 부분으로, 좋은 타구를 만들기 어렵고 헛스윙 비율도 높다. 반면 스트라이크 존 안쪽 ‘하트 존(Heart zone)’에 투구한 비율은 23.3%에서 27.2%로, 아예 밖으로 빠지는 ‘웨이스트 존(Waste zone)’의 비율은 6.8%에서 9.4%로 늘었다.

구속이 빠르지 않은 류현진에게 섬세한 제구는 ‘생명줄’과 같았다. 면돗날 제구가 무뎌지면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도전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평균자책점은 여전히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쟁자 맥스 셔저(워싱턴·2.41), 마이크 소로카(애틀랜타·2.41) 등과의 격차가 줄었고, 다승(12승·공동 5위), 탈삼진(133개·27위) 등에서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하고 있다.

류현진은 30일 애리조나와의 방문 경기에 나설 전망이다. ESPN에 따르면 다저스는 류현진의 피로 회복을 위해 선발 출전 횟수를 줄이는 방법을 고려 중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이 9월에 한 차례 등판을 거르거나 짧은 이닝을 던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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