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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수거한 페트병, 재활용율 절반도 안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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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수거한 페트병, 재활용율 절반도 안되는 이유

강은지기자 입력 2019-02-19 16:54수정 2019-02-1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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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선별장에서 페트병과 다른 플라스틱 제품, 비닐 등을 분리한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것 보세요. 이런 걸 전부 다 걸러내야 해요.”

마대 속에서 꺼낸 페트 플레이크(페트병을 잘게 자른 재생원료) 사이사이로 색색 이물질들이 보였다. 각종 라벨과 금속스프링 등이었다.

13일 경기 화성시에 있는 재활용업체 새롬ENG 공장. ‘우당탕’ 하는 소리와 함께 페트병들이 쉴 새 없이 레일 위로 떨어졌다. 유영기 새롬ENG 대표는 “제대로 분리만 하면 다 좋은 자원인데, 분리가 쉽지 않아 재활용에 한계가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곳에선 매일 약 80t의 페트병이 재활용된다.

페트병만을 따로 모은다. 아직은 라벨과 뚜껑이 붙어 있고 이물질이 담겨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페트병 사용은 해마나 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페트병 생산량은 2014년 22만4754t에서 2017년 28만6325t으로 3년 사이 27%가 늘었다. 다행히 페트병은 분리 배출 비율이 80%로 매우 높다. 문제는 분리 배출율에 비해 재활용율이 낮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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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병이 재활용 공정을 거쳐 재생원료로 만들어지는 건 분리 배출된 전체 페트병의 약 45% 수준이다. 35%는 이물질이 많아서, 30%는 페트병이 유색이어서 저급 솜을 만드는 데 활용하거나 고체연료로 소각 처리된다.

라벨을 벗겨낸 페트병들을 색상별로 분리한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재생원료로 다시 태어난 페트병은 달걀케이스 등 각종 플라스틱 케이스를 만드는 데 쓰인다. 품질이 좋은 재생 원료는 운동화나 등산복 등을 만드는 기능성 섬유로 재탄생한다. 페트병은 재활용성을 높이면 활용도가 무궁무진한 좋은 자원인 셈이다.

페트병을 재생 원료로 만들려면 △라벨 제거 △색상 선별 △파쇄 △세척 △건조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라벨이 지나치게 크거나 물에 뜨지 않을 정도로 무거우면 분리에 어려움이 있다. 라벨 등 이물질은 물에 띄워 제거하기 때문이다. 결국 페트병의 재활용성을 높이려면 여러 차례 분리 과정을 거쳐 순수 플라스틱 페트병만을 남겨야 한다.

이물질을 걸러낸 페트병을 잘게 쪼갠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를 위해 재활용업체는 가장 먼저 페트병을 원통 기계에 넣어 강한 바람으로 날린다. 기계 안에는 날카로운 갈고리들이 있어 날아가는 페트병의 라벨을 걸어 찢어낸다. 라벨이 벗겨진 페트병들은 광학선별기를 거치면서 색상별로 분리된다. 그렇게 나눈 페트병을 잘게 조각낸 뒤 세척한다.

이 때 물에 가라앉는 페트와 달리 물 위에 둥둥 뜨는 라벨과 뚜껑 조각 등 이물질을 걸러낸다. 이를 ‘비중 분리’라고 한다. 풍력 분리와 비중 분리를 3차례 정도 반복하면 이물질이 대부분 제거된다. 그렇지만 이런 분리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할수록 비용이 늘고 이물질과 함께 쓸려가는 페트 조각이 늘어난다.

잘게 쪼갠 페트병으로 재생원료를 만든다. 이 원료로 각종 케이스나 기능성 섬유 등을 만든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따라서 처음 페트병에 라벨을 붙일 때부터 쉽게 뜯어지고 가볍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환경부가 물에서 분리되는 접착제를 사용하고 가벼운 라벨에 재활용 우수 등급을 부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소비자는 페트병에 이물질을 넣지 말고 페트병을 배출할 때 뚜껑을 분리하면 재활용업체의 수고를 덜 수 있다.

최근 업계는 투명 페트병과 가벼운 라벨 만들기에 동참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광동제약과 롯데칠성음료 등 19개 업체는 올해 말을 목표로 유색 페트병을 무색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색을 입힌 유색 페트병은 활용도가 낮기 때문이다. 잘 뜯어지고 가벼운 라벨 생산에 들어간 업체도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제품의 품질 보존을 위해 페트병에 갈색을 입힐 수밖에 없는 맥주업계와 최근 페트병 생산을 중단하는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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