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보틀 ‘스벅 천하’에 도전장?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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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업계 애플’ 美서 스페셜티 돌풍… 내년 서울 성수동에 1호점 진출
스타벅스-커피빈 등 특화매장 확대… 한국서도 ‘제3의 커피물결’ 관심

‘커피업계 애플’이라고 불리는 미국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이 한국 시장에 상륙하며 국내 에도 스페셜티 커피(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추출해서 마시는 방식) 열풍이 불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블루보틀은 최근 내년 상반기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1호점을 내며 한국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블루보틀커피코리아 측은 “성수동 매장 건물에 블루보틀커피코리아 한국법인 사무실을 비롯해 별도 로스팅실, 바리스타 교육시설, 주방 등이 들어설 것”이라며 “한국과 서울이라는 지역적 특색에 맞는 전용 메뉴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브라이언 미한 블루보틀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점포의 경영에 직접 참여한다고 덧붙였다.

○ ‘제3의 커피 물결’ 한국에도 일으킬까

블루보틀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가운데 국내 커피 전문점도 스페셜티 커피를 즐길 수 있는 특화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스페셜티 커피 매장인 ‘리저브 바’. 스타벅스 제공
블루보틀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가운데 국내 커피 전문점도 스페셜티 커피를 즐길 수 있는 특화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스페셜티 커피 매장인 ‘리저브 바’. 스타벅스 제공
블루보틀 커피는 제임스 프리먼이 200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창업한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다. 클라리넷 연주자 출신인 프리먼은 17m² 원예창고에서 직접 로스팅한 커피를 지인에게 배달하며 커피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 미국서 56개 매장, 일본에서 1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블루보틀 커피는 커피의 맛과 풍미를 살리기 위해 최상의 생두를 직접 로스팅해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명 ‘느리게 마시는 커피’를 지향하며 주문부터 커피를 내리는 데까지 15분 넘게 걸린다. 커피 품질만큼 매장과 제품의 디자인도 중요시해 머그컵, 에코백, 초콜릿 등 다양한 굿즈를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시장에서는 뉴욕의 인텔리젠시아 커피, 포틀랜드의 스텀프타운 커피, 버클리의 피츠커피, 샌프란시스코의 리추얼커피 등과 함께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가 주도하는 ‘제3의 커피 물결’을 이끌고 있다. ‘제1의 물결’이 인스턴트 커피였다면 ‘제2의 물결’은 스타벅스를 비롯한 대형 커피 전문점을 뜻한다.

○ 국내 커피 전문점도 스페셜티 매장 확대
할리스 커피의 ‘할리스커피클럽’ 매장. 할리스 커피 제공
할리스 커피의 ‘할리스커피클럽’ 매장. 할리스 커피 제공
스타벅스를 비롯한 국내 커피 전문점들도 스페셜티 커피를 즐길 수 있는 특화 매장을 속속 내고 있다. 한국에 1200여 개 매장을 갖고 있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30여 가지 원두와 바리스타, 전용 추출기기 등을 갖춘 ‘리저브 바’ 매장을 매년 확대하고 있다. 2016년 5개를 시작으로 2017년 10개, 올해는 26개 매장을 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스타벅스는 ‘리저브 로스터리&테이스팅룸’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스페셜티 매장을 강화하고 있다”며 “한국 스타벅스도 리저브 매장을 지금보다 더 확대해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커피빈도 스페셜티 매장인 CBTL를 서울에서 세 곳 운영하고 있으며 추후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할리스는 핸드드립으로 추출한 커피 메뉴를 선보이는 ‘할리스 커피 클럽 매장’을 현재 8곳에서 운영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커피 시장은 265억 잔으로, 이 가운데 절반인 140억 잔을 커피 믹스가 차지하고 있다. 이어 커피전문점을 포함한 원두커피 시장(48억 잔), 캔커피 시장(40억 잔) 순이다.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추출해 마시는 스페셜티 커피 시장은 아직 전체 커피 시장의 10%도 안 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블루보틀의 한국 진출이 국내에 스페셜티 커피를 알리는 데 기폭제가 될 순 있지만, 실제 커피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커피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겠지만 스타벅스처럼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하는 게 힘들기 때문에 커피 시장의 판도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블루보틀#스타벅스#할리스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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