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오지 말라던 일본, 위기 속 뒤늦은 ‘한국 베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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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4월 9일 05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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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한국 입국자에 대해 2주 격리조치를 하는 등 사실상의 한국인 입국을 제한한 것은 지난달 5일이다.

그로부터 한 달여가 지난 7일,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는 도쿄도 등 7개 지역에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한 달 사이 한국과 일본에는 많은 일이 있었다. 한국에선 코로나19 확산세가 폭등하다 안정화 추세에 접어든 반면, 일본에선 올림픽 개최 연기 이후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뒤늦게 기존의 코로나19 접근법을 버리고 한국을 따라 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8일 기준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어느덧 4257명으로 세계 28번째를 기록했다. 아시아에서는 코로나19 진원지 중국(8만1802명), 한국(1만384명)에 이어 세 번째 순위다. 이날 눈에 띄는 것은 인도(4067명)를 제치고 세 번째로 한 계단 올라선 점이다.

그간 한국과 일본은 코로나19에 대한 각기 다른 대응법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30일 세계 각국이 선택의 갈림길에 있다며 한국과 일본의 진단방식을 비교했다.

일본에서는 정부 지침에 따라 노인이 아닌 환자들은 나흘간 열이 지속하지 않으면 병원을 찾지 말라고 권하고 있다. 위중한 이들에게 더 집중하는 소극적인 방식이다.

반면 한국은 적극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 등 선별진료소의 모습도 각양각색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검사량을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긴급사태 선포 등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일본 내부에서도 ‘한국을 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지난 5일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소개하며 “4~6시간 이내에 감염 여부를 판정할 수 있는 진단키트가 한국의 비결”이라며 “신속한 검사, 철저한 감염자 이동 경로 추적 등으로 확진자가 1만명을 웃돌지만 완치자도 6000명이 넘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차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와 해외 입국자 전용 ‘워크 스루(Walking thru)’ 진단 방식도 소개했다.

8일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한국에서 개발된 드라이브 스루도 포함해 검사 방식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확진자 급증에 백기를 든 모습이다. 아베 총리는 긴급사태를 선언하면서 “도쿄도 감염자가 1000명을 넘어섰다. 전문가에 따르면 이 속도로 증가세가 계속되면 감염자가 2주 뒤에는 1만명, 한 달 뒤에는 8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쿄올림픽 개최 연기 이후 폭발적인 확진자 증가세에 의료 종사자의 부담이 커지고 있고 병상 확보에도 어려움을 보이고 있는 등 의료체계 붕괴 우려도 존재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시부야 겐지 킹스칼리지런던 인구보건연구소 소장은 “일본은 엉망진창이 됐다”며 “확진자들은 겨우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고 환자가 급증하면 도쿄 의료시스템은 붕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베 총리가 긴급사태를 선언했지만 대부분의 조치엔 강제성이 없어 추가 감염 확산도 우려된다. 대부분 시민들의 자발적인 외출 자제가 필요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에도 처벌은 없다. 여기에 일본은 5월 초 황금연휴인 골든위크도 앞두고 있다.

니시우라 히로시 홋카이도대학 역학 교수는 8일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도쿄 확진자 수가 폭발적 급증기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외출을 자제하라는 것보다 더 강력한 규제조치를 내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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