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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영화도 구로사와처럼 클래식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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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영화도 구로사와처럼 클래식 됐으면…”

도쿄=박형준 특파원 , 김범석 특파원입력 2020-02-24 03:00수정 2020-02-2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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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봉준호 감독 도쿄 기자회견 “日, 거장 많아 넓은 스펙트럼 흥미”
송강호 “한일, 문화로 공감 기뻐”… 日기자 180명 몰려 회견장 북새통
봉준호 감독이 23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일본기자클럽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일본에서 1월 개봉한 기생충은 220만 관객을 넘어서며 한국 영화의 새 흥행 역사를 쓸 것으로 전망된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창피해서 말하기 그런데…. ‘내가 만든 영화가 세월을 이기는 클래식 영화가 됐으면’ 하는 망상이 있습니다. 김기영 감독의 ‘하녀’, 구로사와 아키라(黑澤明)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와 같은 작품처럼 말이죠.”

작품상, 감독상 등 4개 상을 거머쥐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점령한 봉준호 감독은 첫 일본 기자회견에서도 겸손했다. 23일 도쿄 지요다구 일본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화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에 대한 질문에 자신을 낮추고 일본 감독을 높였다.

‘일본 영화계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봉 감독은 “뛰어난 감독, 역사적인 거장이 많이 존재하고 있는 나라”라고 말했다. 이어 이마무라 쇼헤이(今村昌平), 구로사와 기요시(黑澤淸), 사카모토 준지(阪本順治), 고레에다 히로카즈(是枝裕和) 등 감독 이름을 하나하나 말한 뒤 “일본 감독의 폭넓은 스펙트럼이 흥미롭다”고 칭찬했다.


‘영화 괴물에서 바이러스 이야기를 다뤘는데,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봉 감독은 “괴물에선 실제 존재하지 않는 바이러스를 놓고 패닉에 빠지는 상황을 다뤘다. 지금도 현재 의학적인 공포보다 심리적 불안과 공포가 더 큰 것 같다”며 “공포를 과장하지 않고 차분히 대응하면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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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송 PD가 ‘한국 반지하 가정을 취재하려 했는데 수차례 거절당했다’고 말하자 봉 감독은 “부자들의 집은 나라마다 있지만 반지하는 한국에 있는 주거 형태여서 일본 매체의 관심이 높았던 것 같다”며 “다만 실제 반지하에 사시는 분들에게 제가 폐를 끼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송강호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는 “반갑습니다, 송강호데스”라고 인사하며 웃음을 이끌어냈다. “칸영화제 수상 때 너무 기쁜 나머지 송 감독의 가슴을 너무 강하게 때려 실금이 갔다고 하더라. 아카데미 수상 때는 가슴을 피해 목과 등을 때렸다”고 말하자 객석에서 폭소가 터졌다.

그는 한일 관계에 대한 화두도 던졌다. 송강호는 “20년 전 한국 영화가 일본에 많이 소개됐는데 한동안 소원했다. 이번에 일본 관객이 기생충을 사랑해 주시고, 한국 관객들은 고레에다 감독의 작품을 즐겼다. 한일이 문화로 공감하게 돼 대단히 반갑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일본 기자 180여 명이 몰리면서 사전에 준비한 의자 150여 개가 모자라 일부 기자는 바닥에 앉았다. 기자회견은 오후 5시에 시작했지만 30분 전에 이미 자리가 다 찼다.

올해 1월 일본에서 개봉된 기생충은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일본기자클럽에 따르면 22일 현재 관객 220만 명을 돌파했고, 흥행 수입은 30억 엔(약 325억 원)을 넘어섰다. 두 달도 되지 않은 기간에 거둔 성적이기에 2005년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실적(300만 명 관객·30억 엔 수입)을 15년 만에 뛰어넘을 게 확실시된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 김범석 특파원
#기생충#봉준호#도쿄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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