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만든 ‘위안부 조롱 논란’ 유니클로 광고 패러디 영상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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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20일 14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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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콘텐츠제작팀 광희 유튜브 갈무리) © News1
(역사콘텐츠제작팀 광희 유튜브 갈무리) © News1
유니클로 광고의 한 장면.© 뉴스1
유니클로 광고의 한 장면.© 뉴스1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와 사학과 학생이 ‘위안부 피해자들을 조롱한다’는 의혹에 휩싸인 유니클로의 새 TV광고를 패러디한 동영상을 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동영상에서 일제강점기 근로정신대로 끌려간 양금덕 할머니(90)는 일본어로 ‘잊히지 않아(忘れられない)’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그 끔찍한 고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어”라고 말한다.

양 할머니는 또 “난 상기시켜주는 걸 좋아하거든!”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모두 유니클로가 최근 국내 TV에서 방영하고 있는 광고의 문구를 빗댄 것이다.

광고 영상에서 13세 패션 디자이너 소녀가 98세 할머니에게 “스타일이 완전 좋은데요.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나요”라고 묻자 할머니는 “그렇게 오래된 일을 어떻게 기억해”라고 답한다.

문제는 자막이다. 실제 발언과 달리 자막에는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고 돼 있다. 유니클로는 일본과 미국 TV에 각각 ‘옛날 일은 잊어버렸어’(昔のことは、忘れたわ), ‘맙소사,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하지 못해!’(Oh My God, I can‘t remember that far back!)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강제징용 판결로 일본산 불매운동이 촉발된 상황에서 ’80년‘이라는 특정 시기가 언급되면서 위안부 피해자들을 조롱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80년 전인 1939년은 일본이 ’국가총동원법‘을 근거로 강제징용을 본격화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 해부터 1945년 해방 직전까지 강제징용에 동원된 인구만 700만명에 이른다.

양 할머니도 초등학교 6학년이던 1944년 “일본에 가면 돈도 벌고 공부도 할 수 있다”며 ’유학‘을 권유하는 말에 일본행 배에 올랐다가 나고야 미쓰비시 공장에서 1년 이상 독한 시너와 알코올로 비행기 부품의 녹을 닦고 그 위에 페인트칠을 해야 했다.

패러디 영상을 기획·제작한 윤동현씨(25·전남대 사학과 4년)는 자신의 블로그에 “유니클로는 ’번역자가 광고의 제작의도를 잘 전달하기 위해 쓴 표현‘이라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80년‘이라는 표현에 담긴 의도를 의심한다”며 “역지사지를 통해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기를 바라며 이 영상을 제작하게 됐다”고 적었다.

윤씨는 한글날인 지난 9일엔 일본의 욱일기가 독일 나치의 하켄크로이츠와 같다는 의미의 카드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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