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 “임은정 ‘살아있는 권력’ 조국수사 비판, 의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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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23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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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찰 고위직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지난 20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에서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News1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전·현직 검찰 고위직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지난 20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에서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News1
조국 법무부 장관이 취임 직후 ‘검찰개혁에 대한 다양한 의견수렴을 수렴하라’고 지시하면서 직접 지목한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45·사법연수원 30기)에 대해 “살아있는 권력인 조 장관 관련 수사를 비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아하다”는 지적이 검찰 내부에서 제기됐다.

임 부장검사보다 사법연수원 6기수 후배인 장모 부천지청 검사(40·36기)는 23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이같은 내용의 글을 올렸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 News1
조국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 News1
장 검사의 글은 전날 박모 부산고검 창원지부 검사(47·27기)가 ‘태풍 타파로 비바람 부는 날 사무실에서’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 대한 답글 형태다. 직전 충주지청장으로 임 검사의 직속상관이었던 박 검사 역시 전날 글에서 임 부장검사를 향해 “개혁 선무당이 아니길 바란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장 검사는 이날 글에서 “검찰 내부개혁에 있어서 임 부장님께서 많은 노고를 해주는 부분에 대해 감사히 여기는 한편, 정치적 중립과 관련된 부분 등 외부적 요인으로부터 개혁 또는 원인과 해결책이 전혀 맞지 않는 수사권 조정의 문제점에 대해 별다른 언급이 없는 점은 조금 의아하다”고 했다.

장 검사는 “특히 그간 검찰이 정치검찰이라는 소리를 들은 건 정권의 하명수사에 열중하고 살아있는 권력과 관련된 수사에 침묵하거나 고개 숙이는 부분에 대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못한다면 비난을 받아왔던 것”이라며 “지금처럼 살아있는 권력과 관련된 수사에 적지 않은 국민이 응원하고 있음에도 이를 비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했다.

이어 “수사를 늦게 하거나 지연한다고 문제가 되는 경우는 많이 봐왔어도 신속히 수사한다고 비난하는 건 보지 못했다”며 “특히나 국민적 관심이 크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법무행정 비전으로 삼고 있는 법무부 수장과 관련된 수사에 있어서 신속한 수사를 비판하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했다. 임 부장검사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이 내부 비리 조사보다 조 장관 일가 의혹에 대한 조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그러면서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나 그들이 하는 정치행위와 관련된 수사는 하지 않아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그렇다면 지난 적폐수사에서 그리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한 부분에 대해선 왜 아무런 언급이 없나. 적폐수사를 받았던 그 정권도 역시 국민들이 뽑은 정권이었다”고 했다.

전날 박 검사도 임 부장검사를 향해 “이제는 검찰개혁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제시해 달라”고 강조했다.

박 검사는 “검찰개혁이라는 목표에 대해 검찰 구성원 대부분이 공감하는 것 알지 않나”며 “의견이 갈리고 정립하기 어려운 부분은 ‘무엇을 어떻게’ 인데, 제 기억 범위 내에서 임 검사는 자신이 전문성이 있다고 자부하는 검찰 제도에 국한해서조차 제도 개선 방안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 검사가 명색이 부장검사이고 그간 개혁을 외쳐왔으니 그에 걸맞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임 검사의 말만으로도 위로받아온 국민들과 검찰 변화를 원하는 검찰 구성원들에 대한 도리가 아닐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이번에 중요한 자리에 그대가 발탁될 수도 있다”며 “임 검사 등이 구호만을 외치고 충분한 콘텐츠와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개혁 선무당이 아니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이에 임 부장검사는 글이 게시된지 반나절이 지난 이날 오전 댓글로 “인터뷰 승인제 관련 논쟁 후 전제개념이 저와 다른 선배님과 검찰제도 개선 방안을 굳이 논의할 필요가 없어서 하지 않았는데, 이제 논의할 자리가 주어진다면, 구체적 방안을 당연히 제안해 보려고 한다. 의견 있으면 게시판에 올려달라”고 맞받았다.

박 검사는 또 “앞으로 SNS 활동을 할 때는, 의견과 사실을 명확하게 구분해 달라”며 “그리고 개인적 의견을 제시할 때도 구체적 근거를 제시해 달라”고도 했다.

그는 “일반 국민들은 임 검사가 가진 부장검사라는 타이틀과 부장검사직이 갖는 사회적 권위로 인해 임 검사의 개인적 의견이나 근거가 뚜렷하지 않은 추정조차 검증된 사실인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는 점을 알지 않나”고 했다.

피의사실 공표 자제도 당부했다. 박 검사는 “검사가 자신이 고발한 사건에 대해 고발한 사실, 구체적인 수사경과를 SNS 등을 통해 공표하면서 고발사실이 사실인 것처럼 언행하는 것은 피고발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검사로서의 품위에도 어긋나는 행위”라고 했다.

그러면서 “임 검사가 공문서위조 검사의 퇴직과 관련해 고발한 사건의 고발인으로서 한 언행 중 일부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는 피고발인들의 인권뿐 아니라 임 검사 개인의 영혼을 위해서라도 위해서 이런 행동을 자제해달라”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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