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무성 “폼페이오만 끼면 일이 꼬여…다른 인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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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18일 1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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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 뉴시스
워싱턴=AP 뉴시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이 앞으로 북미협상 자리에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아닌 다른 인물이 나오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날 권정국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국장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앞으로 미국과의 대화가 재개되는 경우에도 나는 폼페이오가 아닌 우리와의 의사소통이 보다 원만하고 원숙한 인물이 우리의 대화 상대로 나서기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권 국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북미관계와 핵 문제 해결에 대해 원칙적인 입장을 밝히며 올해 말까지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에 대해 미국이 올해 말 전에 계산법을 바꾸고 화답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으로 사람들이 명백히 이해하고 있는데 폼페이오만 혼자 연말까지 북미 사이의 실무협상을 끝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잠꼬대 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 이후 "그의 성명을 봤고, 고맙다"라며 "김 위원장은 연말까지 그것을 끝내고 싶다고 말했는데, 나는 그것이 더 빨리 이뤄지는 것을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권 국장은 "폼페이오가 이런 언행을 일삼고 있는 것이 정말로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알아듣지 못하는 척 하는 것인지 그 저의는 알 수 없지만 그가 정말로 알아듣지 못했다면 이것은 대단히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지금의 궁리로는 우리를 까딱도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권 국장은 "이 기회에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에 담긴 뜻을 폼페이오에게 명백히 밝히고자 한다"라며 "미국은 우리를 핵보유국으로 떠민 근원, 비핵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손으로 올해 말까지 치워야 한다.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 한반도 정세가 어떻게 번져지는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라고 했다.

이어 "폼페이오가 제멋대로 말을 꾸며대며 북미관계 전반을 자기 마음대로 흔들어 자기의 인기를 올려보려고 획책하고 있는 속에서도 다행스러운 것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가 여전히 좋은 것이며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국장은 "하노이 회담의 교훈에 비추어 보아도 일이 될만하다가도 폼페이오만 끼어들면 일이 꼬인다"라며 "앞으로 내가 우려하는 건 폼페이오가 회담에 관여하면 또 판이 지저분해지고 일이 꼬일 수 있다는 점이다"라고 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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