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9일부터 ‘마스크 5부제’… 매점매석은 공동체 해치는 중대 범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9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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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마스크 5부제 시행을 발표한 지 사흘 만인 어제 대리 구매를 확대하는 내용의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마스크 5부제는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지정된 요일에만 1인당 마스크 2장씩 직접 구매토록 하는 제도다. 이에 대해 줄 서기가 어려운 어린이와 노인 등의 마스크 구매를 제한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정부가 당초 대리 구매를 불허한다는 방침을 바꿔 만 10세 이하, 만 80세 이상은 동거하는 가족이 대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아이와 노인을 줄 세우겠다고 한 것은 수요 억제에만 초점을 맞춘 행정편의적인 발상이었다.

마스크 5부제는 오늘부터 약국 2만3000여 곳에서 시행된다. 복잡한 제도가 처음 시행되는 것이라 정착하기까지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 전국 마스크 생산업체 133곳에서 하루 약 1000만 장이 생산된다. 인구 수 대비 마스크 수급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 한 줄서기가 반복될 우려도 크다. 그러나 국가적 위기에서 취해지는 비상조치인 만큼 국민들의 협조가 절실하다. 다소 불편하더라도 마스크가 급한 이웃부터 배려하는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한다.

정부는 국민의 양보와 협조를 구하기에 앞서 매점매석 등 악덕 상행위를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매크로 프로그램(매크로)을 이용해 마스크를 싹쓸이 하거나 아버지 공장서 납품받은 마스크로 폭리를 취하는 등 유통 질서를 교란시킨 151명이 검거됐다. 절실한 마음을 이용해 턱없이 비싼 가격에 팔거나 마스크 대금을 가로채는 사기도 급증했다.

마스크 5부제는 비상조치이지 마스크 대란의 근본 해법이 될 수 없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예고됐고, 감염병이 주기적으로 반복될 것이란 경고가 나오는 만큼 근본적으로는 마스크 및 멜트블론(MB)필터 생산 설비를 확충해야 한다. 정부는 필수의약품처럼 마스크를 비축해 마스크 대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마스크 대란#매점매석#마스크 5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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