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아파트 같은 동서 감염… 공기전파 촉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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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확산]
홍콩대교수 “환풍기 통해 감염 우려”
국내 의학계 “공기전파 가능성 낮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의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을 놓고 여전히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보건당국이 이날 새벽 청홍지역의 한 아파트에서 주민 110명을 대피시켰다고 보도했다. 홍콩의 42번째 확진환자가 같은 아파트에서 10개 층이나 떨어진 12번째 확진환자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것. 홍콩대 위안궈융(袁國勇) 교수는 “바이러스가 환풍기를 통해 아래층 화장실로 옮겨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의학계는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 확진환자 의료진으로 구성된 중앙임상 태스크포스(TF)에 따르면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은 ‘비말’(침방울)과 ‘비말 핵’으로 나뉜다. 비말 핵은 비말을 덮고 있는 물기가 말라 5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이하의 가벼운 덩어리로 바뀐 것. 공기 중 전파가 되려면 비말 핵 감염이 가능해야 한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는 비말 핵 감염이 이뤄지기 힘든 조건을 갖고 있다.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 운영센터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 전파되려면 비말 핵이 제한된 공간에서 고밀도로 노출돼야 한다”며 “병원에서 호흡기 분비물을 채취할 때 등 특수한 상황에서는 공기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보건당국도 의학계 시각과 비슷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지역사회에서 공기 중 전파가 생길 수 있는 환경 조성은 거의 드물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전주영 aimhigh@donga.com·이윤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공기 중 전파#홍콩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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