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최악 무관심 네거티브에도 지역의 미래는 포기 말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11일 00시 00분


코멘트
6·13지방선거는 투표일 전날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초대형 이슈에 가려 역대 최악의 무관심 속에 진행되고 있다. 그제 완료된 사전투표는 예상외로 20%를 넘어 전국 단위 투표로는 지난 대선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그러나 본 투표는 50%대의 낮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과 지리멸렬한 야당 때문에 일방적인 게임이 될 것이란 전망 탓이 크다.

그런데도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은 7일 한 방송에 출연해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이혼을 한 번 하거나 하면 부천에 가고, 부천에 갔다가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 이런 쪽으로 간다”는 상식 밖의 발언을 했다. 누리꾼들이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망하면 인천 간다)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드는 등 파문이 커지자 당 대변인을 사퇴했지만 의원직 사퇴 요구까지 나올 만큼 일파만파를 불렀다.

선거 막판 도를 넘는 네거티브 공세가 기승을 부려 정치 혐오와 선거 무관심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경기지사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 의혹을 놓고 이 후보와 야당 후보들은 난타전을 벌였다.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연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 후보와 김부선 씨 사이의 스캔들을 물고 늘어졌다. 부인하는 이 후보를 꼼짝 못하게 할 증거를 대진 못해 진흙탕 싸움에도 진상이 뭔지 아리송하다.

이번 선거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치러지는 첫 전국선거라는 점에서 사실상 중간평가 성격도 띤다. 그러나 지방정부의 정책은 지역 주민들의 피부에 와 닿고 민생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그 이상의 중요성을 갖는다. 저출산·고령화, 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 소멸, 4차 산업혁명 등 과거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도전들이 산적해 있다. 어느 후보가 지역을 위해 세금을 아껴 살림을 잘 살고 미래의 비전도 제시할 역량을 지녔는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

문 대통령은 어제 6·10항쟁 기념사에서 경제 민주주의와 성평등 민주주의, 생태 민주주의와 같은 ‘다양한 민주주의’ 구현을 말했다. 이런 과제일수록 지역에서부터 다양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이해관계와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분담할 때 실현 가능하다. 대한민국을 변화시킬 동력은 아래로부터 나온다. 아직도 선거공보물을 열지 않았다면 오늘이라도 열어 보고 지역의 미래를 밝힐 사람을 골라야 한다.
#6·13지방선거#북미 정상회담#네거티브#정치 혐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