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4차례 간 SK, 인도에 공들인 현대車, 폴란드行 잦은 LG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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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전용기 어디 많이 갔나]전용기 1년 동선으로 본 주력사업

그래픽 김수진 기자
SK그룹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등 오너 일가 경영인을 포함해 그룹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주로 타는 전용기 2대를 운영하고 있다.

SK그룹 전용기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아랍에미리트(UAE)를 4차례나 방문했다.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2월, 3월 한 차례씩이다. 지난해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최태원 회장을 독대한 뒤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UAE를 방문했던 시점(지난해 12월 초), 문재인 대통령이 UAE를 방문해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왕세제와 정상회담을 가진 시기(올해 3월 25일)와 겹친다.

SK그룹 최고경영진이 UAE 핵심 인사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고, 양국 관계에서도 민간 교류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당시 재계 관측과 무관치 않아 보이는 행보다. 다만 SK그룹 측은 “SK 경영진의 방문은 임 실장 및 한-UAE 정상회담과 무관한 일이다. 모두 현지 정부기관 및 기업과 사업 협력 방안을 찾기 위한 방문이었다”고 선을 그었다.


15일 본보가 현대자동차, SK, LG 등 국내 대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전용기의 1년(2017년 5월∼2018년 5월) 입출국 기록을 단독 입수해 분석한 결과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각 그룹의 글로벌 경영 동선을 확인할 수 있었다. SK는 2대, 현대차와 LG는 각각 전용기 1대를 운영 중이다.

전용기의 동선은 각 그룹의 사업 네트워크와 공들이는 신흥 시장을 잘 보여준다. 3개 그룹 전용기의 연간 운항 횟수를 모두 더하면 총 70회다. 국가별로는 미국(38회) 방문이 가장 많았고, 중국(14회), 인도(8회), 말레이시아·싱가포르(각 6회) 순이었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 운항이 총 21회로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SK그룹 전용기 2대는 1년 동안 총 35차례 김포공항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는데 중국의 각 도시를 9차례, 동남아시아(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를 11차례 방문했다. 최 회장은 올 4월 보아오포럼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는 등 중국 네트워크에 공을 들이고 있다. 동남아에선 올해 2월 지역본부 설립 추진 계획도 밝혔다. 2월 말레이시아에서 그룹 경영진과 함께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기도 했다.

최 회장은 글로벌 네트워크 관리를 위해 중국 상하이포럼, 스위스 다보스포럼 등도 전용기를 이용해 참석했다.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코리아소사이어티 만찬에 참석한 뒤에는 아일랜드를 거쳐 UAE 아부다비로 향했다. 이후 2박 3일간 UAE에 머물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을 거쳐 귀국했다. 올해 다보스포럼 참석 직후인 1월 27일 UAE로 향해 역시 2박 3일을 머물다 귀국했다.

전용기가 올해 3월 29일 하와이 호놀룰루, 지난해 7월 19일 오스트리아 빈을 방문한 기록도 나왔다. SK그룹 측은 “상대 기업을 밝힐 수는 없지만 모두 비즈니스 미팅을 위한 출장이었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전용기는 신흥 시장인 인도를 집중적으로 방문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보유 전용기 2대 중 2014년 구매한 전용기 1대만 사용 중이다. 정몽구 회장, 정의선 부회장뿐 아니라 주요 경영진의 해외 출장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년간 인도 주요 도시를 총 5차례 찾았다. 인도 시장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 중 잠재력이 가장 큰 곳으로 꼽힌다. 지난해 인도 시장 규모는 약 370만 대를 기록해 독일(347만 대)을 제치고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에 올랐다. 이 밖에 지난해 8월과 9월, 올해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싱가포르 등 동남아 시장을 집중적으로 방문했다. 현대차는 1월 말레이시아 차량공유 서비스 기업 그랩(Grab)에 상호 협력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핵심 경영진이 이용하는 LG 전용기의 경우 LG전자,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가 미래 먹거리로 삼고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자동차 전자장비 사업과 관련된 곳을 많이 방문했다. LG화학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이 신축되고 있는 폴란드의 브로츠와프에는 지난해 7월 12∼15일, 9월 5일, 지난달 20일 등 지난 1년간 총 3번 방문했다.

자동차 전장 부품을 LG그룹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으면서 글로벌 모터쇼 현장을 빠짐없이 방문하는 모습도 보였다. LG 전용기는 세계 3대 모터쇼로 꼽히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와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모두 참석했다.

서동일 dong@donga.com·김재희 기자
#대기업 전용기#1년 동선#주력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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