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개회식 참석후 서울 숙박… 文대통령과 10일 靑오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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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9일 南으로]서울-평창-서울 2박3일 행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포함한 북측 고위급 대표단은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일인 9일 오후 방남해 숨 가쁜 2박 3일을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보안 등을 이유로 서울에 숙소를 잡은 탓에 서울∼평창을 오가며 ‘광폭 행보’를 펼칠 것이 예상된다.

8일 청와대와 통일부에 따르면 고위급 대표단은 9일 오후 1시 반 전용기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천해성 차관이 영접한다. 이후 우리 당국의 협조를 받아 개막식이 열리는 평창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안전 문제를 고려해 헬기 이용은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6시 평창에서 열리는 개막식 리셉션에는 북측 고위급 대표단장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만 참석한다. 김여정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등이 참석하는 리셉션에 참석하지 않는 것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리셉션은 (국가)수반만 참석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부부장으로 차관급인 김여정은 직급상 참석이 어려운 것.

개막식엔 고위급 대표단 전체가 참석할 것이 예상된다. 여기서도 김여정과 김영남이 나란히 앉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올림픽 스타디움의) VIP 박스 배치는 국가수반이 (앞줄에) 앉고 총리급 등이 뒤로 앉는다. 김영남은 수반급이라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등과 멀리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게다가 VIP석 뒤편에는 몸을 녹일 수 있는 별도의 라운지가 있어 음료와 다과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담소를 나눌 수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사전 입장까지 감안하면 정상들은 최소 3시간 이상 VIP 박스 인근에 머물게 된다. 오다가다 서로 얼굴을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과 김영남 위원장이 자연스럽게 만날 가능성은 충분한 것이다.

약 2시간 동안 진행되는 개막식이 끝난 뒤 오후 10시가 넘은 늦은 시각에 대표단은 다시 서울로 향한다.

북한 대표단의 방남 하이라이트는 10일 낮 12시 청와대에서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이다. 우리 대통령이 북측 인사와 청와대에서 함께 식사하는 것은 3739일 만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11월 16일 제1차 남북 총리회담을 마치고 돌아가는 김영일 북한 내각총리 일행에게 환송 오찬을 연 게 마지막이었다.

남북 간 대리 정상회담 성격의 이날 만남에서 김여정은 대북 제재 완화, 한미 연합 군사훈련 재개 중지 등 김정은의 의중을 전할 수도 있다. 별도의 메시지를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위원장을 비롯한 이번 북측 대표단과 문 대통령의 오찬 명칭을 두고 청와대는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상회담이나 정상급회담이라고 붙이는 게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내부적으론) 지금까진 접견, 면담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북측은 문 대통령과의 오찬 이후로는 별다른 일정을 알려오지 않았다. 오찬 결과에 만족한다면 대표단은 11일 저녁 인천공항을 통해 돌아갈 때까지 더욱 활발한 대남 활동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황인찬 hic@donga.com·한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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